닮았는데… 하키는 스틱, 골프는 클럽 왜?

    입력 : 2018.01.09 03:04

    [평창 올림픽 한달 앞으로] [올림픽, 요건 몰랐죠?] [17] 아이스하키 스틱

    나뭇가지로 공 치던 운동 많아… 가늘고 긴 형태엔 '스틱' 명명
    클럽, 바이킹이 쓰던 해머처럼 끝이 뭉툭한 무기 모양서 유래

    온몸에 보호장구를 한 채 스틱을 들고 나서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현대판 글래디에이터(검투사)처럼 보인다. 거구(巨軀)들은 격렬한 몸싸움과 맞짱 주먹대결도 불사한다. 아이스하키 스틱은 퍽을 치는 부분인 블레이드까지 포함해 길이 150~200㎝ 정도다. 검투사의 칼보다는 삼국지 관우의 청룡언월도 같은 위압감을 주기도 한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스포츠 여러 종목 선수들 가운데 골프 스윙을 가장 잘 익힌다는 평을 듣는다. 두 종목의 다운스윙 궤도가 흡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 하나. 두 종목은 채의 형태나 용도가 거의 비슷한데 왜 골프채는 클럽(club), 아이스하키는 스틱(stick)이라는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걸까.

    183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존하는 가장 오랜 아이스하키 스틱(왼쪽). 오른쪽은 1800년대 초반 장인 휴 필립이 만든 골프 클럽. 헤드 위에 필립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183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존하는 가장 오랜 아이스하키 스틱(왼쪽). 오른쪽은 1800년대 초반 장인 휴 필립이 만든 골프 클럽. 헤드 위에 필립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근대 스포츠가 자리 잡기 이전엔 나뭇가지로 공을 치는 형태의 운동들이 많았다. 이를 크게 '스틱 앤드 볼(stick and ball)' 게임이라고 했다. 스틱은 나뭇가지나, 나뭇가지처럼 가늘고 긴 형태를 지닌 물건을 이른다. 스포츠에서 사용하는 나뭇가지 모양의 장비도 뜻한다. 아이스하키의 '스틱'이란 말이 여기서 나왔다.

    반면 골프채를 뜻하는 '클럽'에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단단하고 무거운 스틱(heavy stick)'이란 의미가 있다. 덴마크 바이킹이 쓰던 해머처럼 끝이 뭉툭한 무기들이 클럽이라고 불렸다. 갑옷 공룡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 끝은 여러 개의 골판이 뭉쳐 곤봉 형태를 띠는데, 이를 부르는 해부학 용어가 '클럽'이다. 즉 골프 클럽이란 공을 치는 헤드 부분의 형태가 무기(곤봉)처럼 불룩하고 두꺼워서 붙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면 공 치는 부분이 날렵한 아이스하키는 계속 스틱으로 불렸다.

    클럽이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한 건 1502년이었다. 스코틀랜드왕 제임스 4세가 골프 장비를 주문했던 문서에 '왕이 사용하는 클럽과 볼'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클럽을 생산하는 이들은 전쟁 도구인 활을 만드는 장인들이었다. 클럽이 무기에서 유래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또 다른 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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