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유일 '궁전 벽화'… 113년 만에 덕수궁 떠난다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8.01.09 03:03

    황제 권위 상징하는 '일월오악도' "작품 손상돼 복사본 걸릴 예정"

    덕수궁 중화전의 ‘일월오악도’. 제작된 지 113년 만에 해체돼 보존 처리에 들어간다.
    덕수궁 중화전의 ‘일월오악도’. 제작된 지 113년 만에 해체돼 보존 처리에 들어간다. /이진한 기자

    대한제국 유일의 궁전 벽화가 113년 만에 궁(宮)을 떠난다. 높이 3m85㎝, 가로 3m63㎝인 이 대형 벽화는 서울 덕수궁 중화전(中和殿) 안 옥좌 뒤에 있는 '일월오악도(日月五岳圖)'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8일 "중화전의 '일월오악도'가 장기 노출 전시로 훼손돼, 일단 해체한 뒤 국립고궁박물관 수장 시설에 보관할 것"이라며 "원래 그림이 있던 자리엔 복사본을 걸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늘에서 부여받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일월오악도'는 동양에서도 조선왕조에만 있었던 독창적 미술품이다. 해와 달, 다섯 산봉우리 아래에 소나무가 있고, 폭포 두 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그림이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당대 제일가는 도화서 화원들의 역량이 발현된 것이기 때문에 명화 중의 명화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덕수궁 '일월오악도'는 현존 작품 20점 중에서도 제작 시기와 제작자가 명확히 기록된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 1904년 덕수궁 화재로 중화전이 불탄 이듬해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지으면서 '일월오악도'도 새로 그렸는데, '경운궁 중건도감의궤'에는 왕의 초상화를 그리는 어진화사(御眞畵師) 전수묵과 윤석영이 그림을 그렸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는 대한제국 시기여서 '왕'이 아니라 '황제'의 권위를 상징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장엄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100년 넘게 궁전에 걸려 있다 보니 습기로 얼룩이 생기고, 표면의 안료가 떨어져 나가는 박락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의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결국 '해체 후 보존'하기로 결정됐다. 보존 처리는 최근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공사는 오는 3월부터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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