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수호신 '하회탈' 53년 만에 귀향

    입력 : 2018.01.08 03:04

    1964년부터 보관한 국립박물관
    보존회측 반환 요청 받아들여 6월말부터 시립박물관서 전시

    "마을 수호신이 마침내 고향에 돌아왔네요."

    지난달 27일 국보 제121호 하회탈을 실은 무진동(無振動) 트럭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도착했다. 경찰이 호위하는 트럭을 바라보던 마을 주민들은 눈물을 글썽였다. 마을에 큰일이 생길 때 제사를 올리는 고유제(告由祭)도 지냈다. 류왕근(65) 하회마을보존회장은 "하회탈이 오랜 타향살이를 끝내고 돌아왔다. 이제야 마을이 제 모습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회탈이 안동으로 돌아간 것은 53년 만이다. 하회탈은 1964년 국보로 지정된 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됐다. 안동시는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을 직접 방문해 하회탈 등을 돌려받았다. 반환된 문화재는 양반·선비·백정·각시·초랭이·이매·부네·중·할미·주지 등 하회탈 11점과 병산탈 2점, 나무로 만든 도끼·칼·표주박·모조 가면 등 하회탈놀이에 사용된 도구 8점이다. 귀향한 하회탈은 목재 문화재 보관 전용 수장고와 항온·항습 시설, 화재 예방 시설 등이 갖춰진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 보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안동시립민속박물관 목재 문화재 전용 수장고로 옮겨진 하회탈들. 항온·항습 시설, 화재 예방·소화 시설 등을 설치하고 오는 6월 이후 일반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안동시립민속박물관 목재 문화재 전용 수장고로 옮겨진 하회탈들. 항온·항습 시설, 화재 예방·소화 시설 등을 설치하고 오는 6월 이후 일반 공개될 예정이다. /안동시

    하회탈은 원래 하회마을 동사(洞舍·지금의 마을회관에 해당)에서 보관했다. 고려 중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하회탈과 병산탈은 현존하는 탈 중에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제의용으로 사용됐다. 목조탈이면서도 격식과 세련됨을 갖춰 여느 탈보다 빼어나다는 평가다. 하회마을 사람들은 하회탈을 수호신으로 여길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그러나 탈을 보관하기에는 동사의 관리 수준이 허술했다. 결국 1964년 2월에 서울로 옮겨져 그해 국보로 지정됐다. 이후론 국립중앙박물관이 하회탈의 집이 됐다. 몇 년 후 마을 주민들은 탈을 돌려달라고 반환 운동을 시작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제대로 된 보관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최근 탈 보관 시설을 갖춘 안동시와 원래 소유주인 하회마을보존회 측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잇따라 보관 장소 변경을 요구하자 중앙박물관이 이를 수용했다.

    크고 온화한 하회탈의 미소는 상설 전시관 시설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 말부터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서 항상 볼 수 있게 된다. 유홍대 안동시문화유산과장은 "안동을 상징하는 문화재가 고향으로 돌아와 문화유산에 대한 주민 자긍심이 커지고 국보급을 소장한 시립박물관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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