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차밭서 만나는 '덤벙이' 찻사발

입력 2018.01.05 16:27

도예가 송기진씨가 초벌덤벙을 빚고 있다.
‘보성덤벙이’ 복원 도예가 송기진씨
초벌덤벙 기법 작품 100여점 선보여

우리 고유의 도자 제작기법으로 탄생한 ‘보성 덤벙이’ 복원에 20여 년간 매진해온 도예가 송기진(보성덤벙이문화복원연구원이사장)씨가 보성 차밭 빛축제장(봇재홀)에서 기획 전시회를 열고 있다.

‘보성덤벙이 계승발전 전(展)’이라는 이름으로 보성군과 보성요가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초벌덤벙 기법’으로 제작된 찻사발과 달항아리, 차도구 소품 등 100여점이 선보인다.

덤벙이는 분청사기의 한 종류로서 그릇을 희게 보이도록 기물을 백토물에 담그거나, 기물에 백토물을 부어 만든 도자기를 말한다. 중국에서 유입된 기법인 생지 덤벙이와 한반도에서 창안된 초벌 덤벙이로 나뉜다.

보성덤벙이(일본명 寶城粉引·호조고히끼)는 분청사기를 백자처럼 보이게 하는 초벌덤벙 분장 도자제작 방식으로, 조선 초(15세기 말) 전남 보성 도촌리 사그점골에서 만들어졌다. 이 기법은 가마에서 세 번을 구워내야만 완성되는 매우 까다로운 도자제작 기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반도에서는 전남 보성을 중심으로 고흥·장흥 등에서 제작됐다.

초벌덤벙 분장 도자제작 기법은 조선 조정의 명으로 민간에서 백자기의 제작과 사용이 금지된 시기(조선왕조실록 세조 12년, 1466년)에 잠시 나타난 이 땅의 독창적 도자예술로서, 자연스럽고 기품 있는 미감으로 인해 임진왜란 전 일본으로 건너가 지배계급의 다회(茶會)에서 말차를 마시는 다완(茶碗)으로 사용 되면서 유명해졌다. 현재, 일본의 국보급 명품인 ‘대명물’로 2점(松平粉引, 三好粉引), 중흥명물로 1점(楚白)이 지정돼 있다.

보성덤벙이는 차를 마시는 그릇으로 사용할 때 그릇에서 생겨나는 신비한 물꽃 현상과, 차 맛을 순하게 만드는 기능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은 보성덤벙이 제작기법과 점토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보성덤벙이는 다량의 철분이 함유된 맥반석이 풍화된 점토를 사용하는데, 맥반석에 함유된 광물질이 차에 쓴맛을 내는 탄닌을 중화시켜 차의 맛과 기운을 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그릇에서 뿜어내는 원적외선이 차의 성분과 물의 혼합율을 높이면서 차맛을 깊고 그윽하게 만들어내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송씨는 전남 벌교 출신으로, 1989년 도예에 입문한 뒤 무형문화재 도천 천한봉 선생과 고(故) 조기정 선생 등을 사사했다. 1998년부터 조선시대 사발 재현과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서울·북경·동경 등 국내외에서 23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는 7일까지.
도예가 송기진씨가 빚은 초벌덤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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