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차 안서 떨어뜨린 라이터 줍다가...무심한 방심이 큰 사고로

    입력 : 2018.01.05 11:02

    운전 중 담배를 피려다 떨어뜨린 라이터를 줍다가 추돌·2차 사고를 내 2명이 죽고 3명이 중상을 입게 만든다면, 상가집서 소주 몇 잔 하고 나와 운전하다 남의 차를 들이받고 그 차가 횡단보도를 지나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다면…. 무심결의 방심이나 작은 실수들이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기구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들을 나게 했다.
    지난 1일 오전 3시 12분쯤 경남 양산시 북정동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16㎞ 지점. 인모(30)씨는 해맞이를 하기 위해 산타페 차량을 몰고 부산 해운대로 가고 있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다 라이터를 차 바닥에 떨어뜨렸다. 칠흑처럼 어두운 심야에 시속 100㎞ 이상의 고속으로 달리는 차를 운전하며 라이터를 주으려고 고개를 숙였다. 라이터를 주워 고개를 드는 순간 바로 앞에 김모(여·48)씨가 운전하는 산타페 차량이 있었다. 순간 왼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하지만 김씨 차량의 왼쪽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받힌 차는 4차선으로 튕겨져 나가 가드레일에 부딪힌 뒤 멈춰젔다. 김씨의 차는 뒷좌석이 모두 찌그러지며 부서졌다. 이 사고로 김씨의 딸 이모(15·중3)양이 숨지고 김씨와 다른 두 자녀는 중상을 입었다. 황준승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교수는 “고속도로를 시속 100㎞로 달리면 1초에 17m를 진행하는 것인데 2~3초만 딴 짓을 해도 30~50m를 눈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인씨는 사고 후 아무런 조치 없이 차를 고속도로 2차선 위에 버려두고 달아났다. 이는 2차 사고로 이어졌다. 뒤따라 가다 사고를 목격하고 놀란 김모(여·65)씨가 몰고 가던 K5차량을 버려진 인씨 차 앞에 세우고 3차선을 걸어가다 뒤에서 달려온 BMW차량에 치여 숨졌다. 인씨는 이틀 뒤 ‘도주치사’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 1일 오후 8시 49분쯤 창원시 성산구 창원대로 재료연구소 인근 사거리에서 민모(51)씨가 시속 72㎞로 몰던 택시가 횡단보도 앞 정지선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고모(42)씨의 로체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로체 승용차가 밀리며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모(여·49)씨 일가족을 치었다. 김씨는 숨지고 가족 3명이 다쳤다.
    당시 민씨는 혈중알콜농도 0.052% 상태로 음주운전 중이었다. 혈중알콜농도 0.052%는 면허정지 수준이다. 민씨는 경찰에서 “장례식장에서 맥주 3잔 정도 마셨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핸드폰을 받고 보거나 운전석 밑에 떨어뜨린 라이터를 줍는 등 운전 중 잠시 한눈을 파는 것은 정말 사소한 일, 무심결의 방심이지만 그 결과는 남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엄청난 변고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사람들이 사소한 주의, 남을 위한 작은 배려만으로도 큰 비극을 막는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정치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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