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선수들, '전자발찌' 차고 뛴다는데…

    입력 : 2018.01.05 03:03

    [평창 D-35]

    [올림픽, 요건 몰랐죠?] [14] 빙속의 발목 위 과학

    무게 12g 무선응답기 트랜스폰더
    특정 구간의 기록·순위 100분의 1초까지 실시간 측정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발목 부위의 경기복 안쪽에 트랜스폰더(하얀색 원)를 착용한 모습.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발목 부위의 경기복 안쪽에 트랜스폰더(하얀색 원)를 착용한 모습. /주완중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선수들의 양쪽 발목 부분이 불룩한 걸 볼 수 있다. 전신 경기복에 가려 정확한 모양은 감춰져 있지만 손목시계를 발목에 두른 형태다. 언뜻 보기엔 전자발찌를 연상시킨다. 기록 단축을 위해 1g이라도 더 가벼운 경기복을 입는 선수들의 발목에 채워진 물건의 정체는 뭘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빙판 위를 시속 60㎞ 이상의 속도로 달려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지는데 TV 중계 화면을 보면 구간 기록(100m, 200m, 300m 등)과 랩타임(400m 트랙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0분의 1초까지 정확하게 나온다. 더구나 최대 24명이 한꺼번에 달리는 매스스타트는 여러 선수가 우르르 통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중계 화면은 중간 순위와 기록을 놓치지 않고 한눈에 보여준다.

    이 같은 기술의 비밀이 바로 '전자 발찌'에 담겨 있다. '트랜스폰더(transponder·무선응답기)'라는 이름의 작은 전자기기는 출발 총성과 동시에 작동을 시작해 특정 구간을 통과할 때마다 시간과 순위를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트랙 한쪽에 설치된 판독기가 트랜스폰더의 전자 신호를 받아 기록실과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트랜스폰더의 무게는 인스턴트 커피 믹스와 비슷한 12g이다. 국가대표 출신 문준(36) 스포츠토토 빙상단 플레잉코치는 "트랜스폰더를 차면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 레이스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대부분 선수가 공기 저항을 줄이려 경기복 안에 착용해 관중이나 시청자에겐 보이지 않는다. 트랜스폰더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직전 오메가가 ISU(국제빙상경기연맹)의 승인을 받아 제작, 사용하기 시작했다.

    트랜스폰더는 레이스 중간 성적을 측정할 때 사용될 뿐, 최종 기록을 정할 때는 쓰지 않는다. 메달은 결승선에 설치된 '포토 피니시 카메라'가 스케이트 앞날이 통과하는 순간을 포착한 기록으로 결정한다. 1초당 1만 장을 찍을 수 있어 1만분의 1초까지 순위를 가릴 수 있다. 1만분의 1초까지 기록이 같으면 공동 순위가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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