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자" 가슴 펴주는 의사들

    입력 : 2018.01.05 03:03

    오목가슴 수술 대가 박형주 교수, 5000건으로 세계 最多 기록
    새가슴 교정 전문 이성수 교수, 보조기 개발해 700여 명에 시행

    가슴 중앙이 쑥 들어간 오목가슴, 가슴이 앞으로 툭 튀어나온 새가슴 등 흉벽(胸壁) 수술 전문 두 흉부외과 교수가 입을 모았다. 둘 다 수술과 교정이 가능하니, 이제 가슴 쭉 펴고, 졸지 말고 당당하게 지내라고.

    오목가슴 수술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인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박형주 교수와, 국내서 새가슴 교정과 수술을 제일 많이 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성수 교수가 주인공이다. 박 교수는 가슴 외곽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 모임 세계흉벽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오는 6월 세계대회를 서울에 유치했다. 이 교수는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두 교수는 3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젊은 의사들에게 수술을 직접 보여주며 가르치는 라이브 서저리(surgery) 워크숍을 열었다.

    오목가슴 수술 전문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박형주(오른쪽) 교수와 새가슴 교정 전문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성수 교수가 흉곽 모형을 놓고 오목가슴 수술 기구와 새가슴 보조기를 대보고 있다.
    오목가슴 수술 전문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박형주(오른쪽) 교수와 새가슴 교정 전문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성수 교수가 흉곽 모형을 놓고 오목가슴 수술 기구와 새가슴 보조기를 대보고 있다. /김지호 기자
    박 교수는 오목가슴 수술을 5000건 시행한, 세계 최다 기록 보유자다. 외국에서도 구글 검색을 통해 그에게 수술을 받으러 찾아온다. 다음 달에도 프랑스 환자가 미국·독일 병원을 돌다가 박 교수에게 흉벽을 맡기러 온다. 수술은 푹 파인 흉벽 안으로 볼록한 철심을 넣어, 파인 흉벽을 앞으로 밀어 올리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철심이 잘 고정되도록 하는 기구를 고안해 수술 효과를 크게 높였다. 철심은 2년 뒤 흉벽 모양이 제대로 잡히면 제거한다. 마치 치아 교정 치료와 같다. 박 교수는 또한 푹 들어간 가슴뼈에 철사를 박아 당겨서 가슴뼈를 앞으로 들어주는 이른바 크레인 테크닉을 개발해 세계 학회 주목을 받았다.

    오목가슴은 선천적인 변형으로, 원인은 정확히 모른다. 1000명 중 3명 정도 발생한다. 교정 수술은 대개 세 살 정도에 한다. 심하면 자라면서 심장과 폐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청소년기에 들어서 두드러지는 경우도 꽤 있다"며 "드러나는 게 싫어 목욕탕이나 수영장도 안 가고 정신적으로도 소심해진다"고 말했다. 옷 벗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가족도 모르고 지내다가 나중에 대학생이 되어 수술받으러 오기도 한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측은 300만원 정도 낸다.

    새가슴은 반대로 가슴 중앙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흉벽 변형이다. 청소년기 갈비뼈 연골이 과도하게 빨리 성장해 튀어나온다는 가설이다.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 사이에 많다. 이 교수는 허리띠처럼 압박 벨트를 채워 흉곽을 안으로 밀어 넣는 보조기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장착하고 있다. 지금까지 700여 명의 새가슴에 시행했다. 이 교수는 "하루에 몇 시간씩 가슴 압박을 7개월 정도 하면 가슴이 들어가고 그 모양을 유지하게 된다"며 "그래도 안 들어가면 갈비뼈 일부를 잘라 흉벽을 밀어 넣는 수술을 한다"고 했다.

    오목가슴 아이들은 펑퍼짐한 옷을 입고 위축된 자세로 지낸다. 새가슴 아이들도 일부러 움츠린 자세로 지낸다. 나중에 어깨와 목에 통증까지 온다. 박 교수는 "오목가슴 수술 최고령 환자는 54세였는데, 남은 인생을 위축된 자세로 살 수 없다며 수술대에 누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새가슴 최고령은 58세 공무원이었는데,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고 싶다며 수술받으러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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