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집념… 당신의 새해 화두,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입력 2018.01.05 03:03

탐서가를 위한 '2018년 기대되는 책 20'

'네트워크' '소통' '집념' '민주주의의 미래'…. 2018년 한 해 동안 쏟아져 나올 책들에서 보이는 키워드다. 국내 주요 인문·문학 출판사 20여 곳에 새해 출간 예정작을 물었다. 수백 권의 리스트 중에서 Books가 추천하는 기대작 20권을 추렸다. 번역서 10권, 국내 도서 10권이다. 유명 저자의 책보다는 새로운 저자,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책에 가산점을 줬다. 그야말로 탐서치(貪書痴)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리스트다. 제목과 출간 시점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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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기자
◆국내

한동일 '법으로 읽는 유럽사'(글항아리·1월)

인문 교양서 '라틴어 수업'으로 지난해 출판계를 뜨겁게 달궜던 한동일 변호사(신부)가 전공인 유럽법을 통해 유럽사를 설명한다. 로마법과 중세의 교회법, 그리고 근대 보통법은 단지 법률에 그치지 않고 사회 변화의 동인이 됐다는 것. "현대의 민법은 많은 부분 교회법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는 그의 주장은 이 책이 지금 우리 사회에도 의미 있는 이유다.

주영하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휴머니스트·1월)

양반 다리로 앉아 스테인리스 스틸 그릇에 담긴 밥을 먹고, 회식 자리에서는 술잔을 돌린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현대 한식 문화의 기원을 파헤친다. 고려·조선·근대 사료를 두루 살폈다. 신발을 벗고 앉는 행위부터 후식을 먹기까지의 식사 과정을 13가지 주제로 분석했다. 지금 우리 밥상의 연원에 대한 사회사적 추적이다.

한성우 '노래의 언어'(어크로스·2월)

지난 100년 유행가 노랫말에 담긴 우리 삶 이야기. 한성우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지난 100년 동안 등장한 노래 중 노래방에 등록된 약 2만6000곡의 가사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했다. 최초 대중가요로 알려진 1920년대 '희망가'부터 2016년 방탄소년단 노래까지, 원고지 7만5000장 분량의 가사를 살폈다.

김시덕 '일본인 이야기―에도시대편 1·2'(전 5권·메디치·6월)

일본은 도쿠가와 바쿠후가 들어선 에도 시대부터 탈아(脫亞)를 시작한다.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연구교수는 일본 고문헌을 검토해 일본을 바꿔나간 당대 인물들을 추적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은 거물은 물론 18세기 러시아에 10년 동안 머물렀던 어부 이야기 등을 통해 일본의 저력을 읽는다.

이국종 '비망록'(가제·흐름출판·상반기)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작년 11월 귀순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구해내면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가 쓴 비망록 겸 에세이가 상반기 출간될 예정이다. 2002년 전문의가 된 시점부터 현재까지 의료 현장에서 느낀 소회를 썼다. 외상센터 운영의 어려움, 2011년 석해균 선장 수술 뒷이야기 등이 담긴다.

박지형 '스피노자의 거미'(이음·7월)

스피노자는 먹이 잡는 거미를 관찰하며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이 야기한 갈등을 이성의 힘으로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다. 박지형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여기에 착안했다. 환경 위기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가 생태학에 있다는 것. 생태학자의 시선에서 유럽 제국주의 시대와 현대 민주국가의 자원 배분 문제 등을 분석한다.

전중환 '협력의 공식'(사이언스북스·12월)

찰스 다윈 이래 수많은 진화학자는 인간의 '이타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파고들었다.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다윈부터 도킨스까지의 관점을 망라하며 거장들의 논의를 추적한다. 인류를 '지구의 정복자'로 만든 진정한 원동력인 이타성에 대한 과학계의 뿌리깊은 논쟁을 역사와 이론을 통해 정리한다.

◆해외

대니얼 코일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웅진·2월)

어떤 집단은 합치고 나면 개개인 능력의 총합보다 오히려 작아지는데, 왜 또 다른 집단은 그것보다 더 큰 힘을 내는 것인가? 원제 '컬처 코드'인 이 책은 최강의 보석 도둑단에서 해군 특수부대까지, 세계 숱한 분야 최고 팀들의 비밀을 캐낸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소통"이라는 얘기다.

스티븐 핑커 '생각거리'(사이언스북스·2월)

단어를 소리 내어 말한다는 건 알고 보면 대단히 복잡한 의미를 지닌다. 공간과 시간의 이론, 물질과 인과관계의 의미, 섹스와 친밀함과 권력과 공평함이라는 온갖 개념이 깨알같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언어란 우리가 살고 있는 정신적 '울타리'. 그걸 깨고 나오는 방법을 일러준다.

제임스 글릭 '시간 여행의 역사'(가제·동아시아·7월)

'과학'이라기보다는 '공상(空想)'에 가깝다고 여겨졌던 시간 여행에 대해 작심하고 진지하게 파헤친 책. '카오스' '인포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과학 스토리텔러가 시간 여행의 과학적 원리와 문학·철학·논리학·과학철학·영화를 종횡무진 훑는다. 인간의 불멸 욕구와 무관치 않은 그 개념이 시간 자체에 대한 이해까지도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니얼 퍼거슨 '광장과 타워'(21세기북스·8월)

한마디로 '사회적 네트워크의 역사'이자 '힘의 역사적 계급구조'다. 폴 크루그먼과 조지 프리드먼을 위협할 정도로 무섭게 떠오른다는 이 신예 경제학자는 역사가들이 대단히 오랫동안 간과했던 세계사의 '잃어버린 연결고리'가 바로 네트워크라고 설명한다.

류쩌화(劉澤華) '중국 정치사상사'(전 3권·글항아리·8월)

중국 정치사의 특징이 군주 중심의 왕권주의(王權主義)이며 이것이 사회를 통제하고 운행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파악한다. 그러면 왕도(王道)와 성왕(聖王)의 정치사상도 이해할 수 있다. 중국 난카이대의 정치사상 연구 그룹이 수천년 중국 사상사를 꿰뚫은 원고지 1만7000장 분량의 책. 장현근 용인대 교수가 10여 년 동안 매일 번역 작업을 한 결과물이다.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김영사·8월)

숱한 예약 주문을 유발하리라 기대되는 책. 과거 보잘 것 없던 유인원이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됐으며('사피엔스') 미래엔 어떻게 인류가 신이 될 수 있는지('호모 데우스') 탐색한 하라리는, 이제 인류의 '현재'를 살펴본다. 사피엔스 종(種)의 커튼이 내려가고 완전히 다른 드라마가 시작되려는 기점에서 한 사피엔스가 건네는 엄숙한 제언이다.

스티븐 레비스키·다니엘 지블랏 'How Democracies Die'(어크로스·9월)

자유민주주의는 정녕 종말을 고할 것인가? 놀랍게도 유럽과 중남미의 민주주의를 연구한 두 하버드대 교수는 고개를 끄덕인다. 예전처럼 혁명이나 쿠데타로 무너지는 게 아니라, 사법부·언론이 서서히 약화되고 정당이 리더들을 제대로 골라내지 못하면서 붕괴돼 간다는 지적이 흥미롭다.

◇문학은?

◆국내 문학

윤흥길 장편 '문신'(문학동네·9월)

데뷔 50주년을 맞은 저자가 20년 만에 내놓는 장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군번줄 대신 몸에 고향 등을 문신으로 새기던 풍습 '부병자자(赴兵刺字)'를 소재로, 한 가족의 일대기와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5권짜리 대하소설이다. 저자는 4년 전쯤 전북 완주 소양면 자택으로 내려와 집필을 마무리 중이다.

김중식 시집 '황금빛 모서리2'(가제·문학과지성사·6월)

1993년 데뷔작 '황금빛 모서리'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시인이 25년 만에 내놓는 두 번째 시집. 시인은 "그간 거쳐온 삶의 궤적을 지옥과 연옥을 거쳐 천국에 이르는 21세기 버전 '신곡(神曲)'으로 재구성했다"며, "첫 시집이 현실로부터의 비상을 꿈꿨다면 이번엔 현실로의 오체투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도 장편 '오버 더 초이스'(황금가지·6월)

베스트셀러 '드래곤 라자' 등으로 국내 판타지 소설계를 접수한 저자가 10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단편 '오버 더 호라이즌'(2004)의 세계관을 잇는 원고지 1900매짜리 장편이다. 왕국 소도시의 보안관보를 주인공으로, 환경 재앙과 인류 파멸의 문제를 건드린다. 장르문학 독자를 위한 대형 이벤트가 될 전망.

◆해외 문학

카잔차키스 장편 '그리스인 조르바'(문학과지성사·3월)

유재원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국내 처음으로 그리스 원어를 우리말로 옮겼다. 올해는 유 교수가 창립 멤버로 참여한 '한국 카잔차키스 친구들'이 10주년을 맞는 해. 오랫동안 카잔차키스의 전작을 연구하고, 카잔차키스와 조르바의 실제 행적을 짚어 작품 속 공간까지 살펴가며 등장인물의 숨결과 문화까지 번역했다.

로런 그로프 장편 '아르카디아'(문학동네· 2월)

지난해 '운명과 분노'로 국내 독자를 사로잡은 저자의 대표작. 1970년대 히피 문화가 득세하던 시절, 절대적인 자유를 신봉하며 평등하게 일하고 서로 사랑하는 세상을 지향하는 공동체 '아르카디아'를 중심으로, 이곳에서 나고 자란 남자 비트의 40여 년을 추적하며 서사를 펼친다. 2012년 미국 젊은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

앨런 홀링허스트 장편 '아름다움의 선'(창비·6월)

국내 처음 소개되는 영국 대표 소설가 앨런 홀링허스트가 구현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황홀한 망상. 1983년 여름, 부잣집 다락방으로 이사 온 순진한 청년 닉을 통해 동성애와 사회 계급, 정치 문제 등을 그려낸다. 영국 BBC 드라마로 제작돼 2006년 방영되기도 했다. 2004년 부커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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