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화장실의 변신… 1년전 지저분한 모습은 잊어라

    입력 : 2018.01.04 03:27

    [평창 D-36]

    추위·휴지통·악취 사라진 '3無 화장실'로 리모델링
    "올림픽 첫인상, 화장실이 결정" 1년간 식당·공중화장실 정비
    남은 한달 부족한 곳 개선 박차

    딱 1년 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가장 큰 고민은 '지저분한 화장실'이었다. 그때 평창 주변 화장실은 그야말로 '시골 화장실'이었다. 아무리 초현대식 경기장을 짓고, 완벽하게 대회를 운영해도 화장실이 더러우면 '말짱 도루묵'이다. 당시 한 조직위 직원의 말이다. "외국 선수가 우리 화변기(쪼그려 앉아 볼일을 보는 변기) 배경으로 셀카 찍고 '한국이 이렇다'며 인스타그램에 올려보세요. 기겁하는 반응이 수백, 수천 개 달릴 겁니다. 우리 이미지가 뭐가 되겠어요."

    강릉 경포해변 공중화장실(위)은 안과 밖을 최신 설비로 리모델링했다. 가운데 둥근 원통 부분이 독립 공간으로 마련된 가족 화장실이다. 변기와 세면대가 유아용과 성인용으로 나누어져 가족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아빠, 딸, 아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습(아래).
    강릉 경포해변 공중화장실(위)은 안과 밖을 최신 설비로 리모델링했다. 가운데 둥근 원통 부분이 독립 공간으로 마련된 가족 화장실이다. 변기와 세면대가 유아용과 성인용으로 나누어져 가족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아빠, 딸, 아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습(아래). /강릉시·이진한 기자
    실제 작년 2월 평창에서 열렸던 테스트 이벤트 당시 한 일본인 관광객이 '1년 뒤 평창올림픽 때 주의해야 할 화장실 사정'이란 제목으로 더러운 화장실 사진과 글을 인터넷에 올렸고, 여기에 공감하는 일본인들의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한때 '아킬레스건'이었던 평창·강릉의 화장실 사정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1년간 리모델링을 거쳐 재정비를 마쳤다. 상당수가 글로벌 수준에 맞는 청결함을 갖췄다. 올림픽의 '첫인상'인 화장실이 화장을 마친 셈이다.

    추위·휴지통·냄새 없었다

    평창 메달 플라자 인근에 지어진 눈꽃 공중화장실 외관(위). 입구엔 4개 국어로 안내문이 붙어 있다.
    평창 메달 플라자 인근에 지어진 눈꽃 공중화장실 외관(위). 입구엔 4개 국어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진한 기자

    평창 메달 플라자 인근에 새로 지어진 '눈꽃 공중화장실'을 2일 오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온기가 느껴졌다. 천장에 설치된 원적외선 히터 덕분에 화장실 실내 온도는 12~14도로 유지되고 있었고, 수도꼭지에선 온수(溫水)가 나왔다. 한겨울 평창의 온도는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간다. 이 화장실을 관리하는 대관령면 담당자는 "바깥보다 20도 이상 따뜻해 강추위에 지친 관광객들이 잠깐 추위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변기 옆 휴지통도 없애 악취도 줄어들었다.

    미술관? 화장실?

    강릉은 공중화장실을 관광지에 맞춰 바꿔 놓았다. 역사 유적지인 강릉 선교장 맞은편 공중화장실이 대표적이다. 전통식 철제 문고리에 결을 살린 나무 문짝을 달아 한옥 느낌이 물씬 난다. 경포해변 공중화장실은 리모델링을 거쳐 이 해변의 '랜드마크'가 됐다. 낡은 흰색 타일 외관을 붉은 벽돌로 교체해, 주변 소나무 숲과 통일감을 줬다. 외관만 보면 작은 미술관으로 착각할 정도다. 어두침침했던 조명은 LED로 환하게 바꿨고, 세면대마다 손 건조기를 붙였다. '가족 화장실'도 따로 있다. 아빠와 엄마, 아이가 함께 사용하도록 독채로 지어진 공간이다.

    화장실 안쪽엔 당초 한국 화장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화변기가 일부 남아 있었다. 다만 '의도적으로 준비된 것'이란 설명이다. 강릉시 측은 "몸이 닿지 않는 화변기를 선호하는 이용객들도 있다. 두 배로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어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구에는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국어로 된 화장실 안내가 붙어 있었다. 누가 봐도 찾기 쉽도록 화장실 표식(픽토그램)도 같은 모양으로 통일했다.

    식당 291곳 화장실 개선

    일반 식당 상당수도 지저분했던 화장실을 고쳤다. 3일까지 강릉 230곳, 평창 61곳의 식당이 리모델링을 마쳤다. 작년 이맘때 평창·강릉 지역에서 개·보수 작업을 한 곳이 30여곳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거의 10배로 늘었다. 어둡고 지저분했던 한 횟집 화장실은 2000여만원을 들여 조명을 추가하고, 소변기 등 시설을 전부 새것으로 바꿨다. 그 중 강원도가 700만원을 지원했다. 이 횟집 주인은 "어느 외국인 손님을 받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은 됐다"고 자부했다.

    그럼에도 아직 미비한 화장실도 제법 많았다. 소변기에 때가 껴 있어 겨울인데도 냄새가 심한 곳도 일부 있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올림픽까지 남은 한 달여 계속 리모델링 작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적어도 화장실 때문에 국제 망신은 당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여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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