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렸다" 버스 승객은 환영… 공사판에 시민은 불평

    입력 : 2018.01.04 03:03

    종로 버스전용차로 개통 4일째… 출근시간 버스 속도 10% 증가
    공사 덜 된 곳 많아 보행자 위험, 오는 4월에 최종 완공 예정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3개월 반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31일 개통했다. 개통 나흘째인 3일 오전 종로구청 사거리는 아직도 공사판이었다. 승용차가 다니는 2개 차로 중 1개 차로를 덤프트럭과 공사장비차 두 대가 막고 있었다. 장비차는 굉음을 내며 아스팔트 바닥에 새겨진 '버스전용차로' 글자와 기존 차선을 긁어내고 있었다. 트럭을 몰고 지나던 김모(41)씨는 "공사 차량이 길을 막아 평소 10여분 걸리던 길이 30분이나 걸렸다"며 "개통을 했다면서 아직도 이 모양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뻥 뚫렸다" 버스 속도는 빨라져

    '교통 1번지' 종로를 대중교통 친화 거리로 만들겠다며 설치한 종로 버스전용차로를 두고 시민들의 환영과 불평이 엇갈리고 있다. "뻥 뚫렸다"며 반기는 이들도 많지만 "완공도 안 하고 무리하게 개통해서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15일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흥인지문 교차로에 이르는 2.8㎞ 구간 공사에 들어갔다. 기존 8차로를 6차로로 줄이고 가운데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연말까지 개통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사는 예상보다 더뎠다. 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날씨도 나빴다. 연내 완공은 불가능했다. 시는 고심 끝에 미완성이더라도 일단 길을 열자고 결론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공사 중 차가 많이 막혀 불편하다는 민원이 잇따라 이르게 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개통한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에서 버스들이 달리고 있다. 개통 이후 버스 속도는 11% 정도 빨라졌으나 미완성인 채로 개통한 탓에 일부 시민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지난달 31일 개통한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에서 버스들이 달리고 있다. 개통 이후 버스 속도는 11% 정도 빨라졌으나 미완성인 채로 개통한 탓에 일부 시민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박상훈 기자

    시는 '연내 개통' 목표에 맞춰 지난해 12월 31일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열었다. 양 끝 차선으로 달리던 버스가 중앙차로를 이용하게 되면서 소통이 훨씬 원활해졌다. 3일 종로1가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취업준비생 박주겸(26)씨는 "1주일 전만 해도 버스길이 꽉 막혔었는데 전용차로가 생긴 뒤로 뻥 뚫렸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이날 출근시간인 오전 7~9시 버스의 평균 시속은 15.1㎞로 지난해 같은 날(13.7㎞)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

    승용차 속도는 공사 이전보다 느려졌지만 공사 때보다는 나아졌다. 택시 기사 민경호(68)씨는 "지난해 공사 중에는 종로가 기사들 사이에서 1순위 기피 구간이었다"며 "개통 후 속도가 공사 때보다는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20일 세종대로 사거리~종로2가 통행 차량의 평균 시속은 12.4㎞에 그쳤지만 3일 출근시간대 승용차 평균 시속은 21.6㎞에 달했다.

    ◇"무리한 개통 아니냐" 시민 비판도

    문제는 여전히 공사 중인 일부 구간이다. 신설한 정류소 15곳은 포장 작업이 덜 돼 차가운 시멘트 면이 노출돼 있었다. 전선과 철골 구조물 등이 밖으로 빠져나와 임시로 덮어놓았다. 신설하는 횡단보도 8개 중 3개는 이날 오전까지도 보행선을 그려놓지 못했다. 시민들은 횡단보도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무리하게 개통해 시민들을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시는 이날 저녁 늦게야 횡단보도를 그리는 작업을 완성했다.

    차선도 도색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탓에 승용차들이 엉켜 다녔다. 일부 구간에서는 불과 50㎝ 폭에 버스 전용차로를 나타내는 파란 차선, 기존의 흰 차선, 새로 그은 흰색 점선이 뒤엉켜 있었다. 차선이 여러 개이다 보니 구분이 안 돼 일부 승용차는 버스전용차로에 딱 붙어 달렸다. 차를 갖고 종로를 지나던 이동영(46)씨는 "어느 차선을 따라 주행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날 시는 승용차가 달리는 2개 차로 중 1개 차로 일부를 막고 도색 작업을 했다. 인부들은 줄을 잡고 선 뒤 밀대로 선을 그리는 수작업을 했다. 횡단보도를 그리는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길을 지나던 강모(39)씨는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서 작업하는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며 "며칠이 더 걸리더라도 정리하고 나서 개통하는 게 나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주 내로 노선 그리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는 10일까지 정류소 정비를 마칠 예정이다. 최종 완공은 오는 4월 말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날이 따뜻해져야 승용차 차로 포장공사에 쓸 콘크리트 양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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