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 제한사유 중 '국가안전보장' 삭제… 국보법 힘 못쓴다

조선일보
  • 최경운 기자
    입력 2018.01.03 03:46

    [개헌 자문위 보고서]

    찬양·고무죄 적용 어려워져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의 헌법 초안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제한 사유 중 하나인 '국가안전보장'이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 초안 29조는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가지며, 이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금지된다'고 규정했다. 현행 헌법의 '언론의 자유'란 표현을 '표현의 자유'로 수정했다. 모든 형태의 '표현의 자유'를 널리 보장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이어 헌법 초안 50조에서는 현행 헌법에서 규정한 3가지 기본권 제한 사유 중 '국가안전보장'을 삭제하고 '질서유지' '공공복리'만 남겨뒀다. 자문위는 "유신헌법에서 국가안보를 기본권 제한 사유로 규정한 이후 국가안전보장이 추상적 목적으로 과대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런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지면 국보법이 무력화할 수 있다"고 했다. 대검 공안부장 출신의 변호사는 "국보법 7조의 찬양·고무죄는 국가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 그 같은 행위를 한 경우 일부 표현(찬양·고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헌법에서 '국가안전보장'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삭제하면 찬양·고무죄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死文化)된다는 것이다. 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찬양·고무 행위는 반국가단체 구성·활동 혐의 등을 수사할 때 단서가 되는 핵심 조항인데 이것을 처벌할 수 없으면 다른 국보법 위반 수사도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국보법 7조는 폐지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선 "헌법 초안이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여권의 의중을 담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헌법 초안은 또 "민족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며 1980년 5공 헌법 개정 때 처음 들어간 전문(前文)의 '민족의 단결'과 제9조의 '민족문화' 등의 표현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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