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거부 허용, 헌법에 못박겠다니…

조선일보
  • 박수찬 기자
    입력 2018.01.03 03:15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초안에 사형제 폐지 등 논란 많은 조항
    사법평의회 신설, 위원 절반을 국회가 선출… 사법부 종속 우려
    野 "코드 개헌안… 법률로 정할 것까지 헌법에 넣겠다는 발상"

    국회 헌법개정특위 자문위원회가 헌법개정안 초안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허용하고 사형제 폐지를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찬반(贊反)이 팽팽하고 다른 국가에서는 법률로 정한 사안까지 헌법에 담겠다는 것이다. 자문위는 국민이 직접 헌법·법률안을 발의하고, 임기 중인 대통령·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권리도 신설했다.

    자문위는 개헌안 제52조 3항에 '누구든지 양심에 반하여 집총병역을 강제받지 아니하고,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대체 복무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 11조 2항에 '사형(死刑)은 폐지된다'는 조항도 넣었다.

    현 여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그간 '양심적 병역 거부' 허용과 사형제 폐지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병역 기피 및 흉악 범죄 방지를 위해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병역 거부자의 처벌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고, 사형제에 대해서도 1996년과 2010년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학계에서는 "논란이 많은 사안을 굳이 헌법에 넣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문위는 국민 발안(發案)권도 기본권 조항에 넣었다. 일정 수 이상 국민이 헌법·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고, 국회가 부결한 경우 이를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에 적용되는 국민소환제도를 헌법에 담아 대통령·국회의원에까지 확대하는 선출직 공무원 소환권도 신설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익단체 등 '조직된 소수'에 의해 입법·행정이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의민주제와 충돌한다는 의견도 있다.

    자문위는 법원의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최고 기구로서 '사법평의회' 신설도 제안했다. 전체 16명 위원 가운데 8명을 국회에서 선출하는 내용이다. 법원에선 "사법부의 정치권 종속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 목소리가 적잖다.

    야당에서는 자문위의 개헌안에 대해 "자유민주 질서를 약화시키고 사회주의적 내용이 대거 들어갔다"며 "현 여권 입맛에만 맞춘 사회주의·코드 개헌안"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분단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환상론"이라고 반대했다. 국민의당도 "법률로 정할 내용까지 모두 헌법에 넣겠다는 발상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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