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알고보면 스키다이빙?

조선일보
  • 이태동 기자
    입력 2018.01.03 03:03

    [평창 D-37]

    [올림픽, 요건 몰랐죠?] [12] 스키점프 비행의 비밀

    도약대 끝, 아래쪽 향해 있어
    솟구쳐 오르는 게 아니라 몸을 펴면서 앞으로 쭉 날아가 땅으로 부드럽게 다이빙하는 셈
    도약대 앞 지형이 푹 꺼진 탓에 언뜻 보면 '점프'처럼 보여

    스키점프는 선수들이 급경사를 활강(滑降)하다 도약대에서 몸을 날려 더 멀리, 멋진 자세로 비행한 후 착지하는 스포츠다. 선수들이 100m 이상 거뜬히 날아갈 수 있어 '인간 새들의 향연'이라 불린다.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반영된 종목으로, 동계스포츠 최고의 '스펙터클'로 꼽지 않을 수 없다.

    스키점프
    스키점프는 국내에선 2009년 영화 '국가대표'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영화 주제곡 '버터플라이(butterfly·나비)'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라는 가사가 나온다. 노랫말처럼 스키점프 선수들은 비행기가 이륙하듯 하늘로 솟구쳐 날아오르는 것만 같다. 하지만 정말 선수들은 공중으로 '점프'해서 날아오르는 걸까.

    실제 경기 양상을 보면 이건 우리의 착각이다. 선수들은 하늘을 향해 점프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을 향해 '다이빙'을 한다고 표현하는 쪽이 사실에 더 가깝다. 스키점프 선수들의 '점프 모습'은 TV 화면과 관중의 심리가 만들어낸 착시 현상이라는 얘기다.

    비밀을 알고 싶으면 스키점프 경기장을 보면 된다. 선수들은 35도 급경사의 인런(in-run) 구간을 시속 95~100㎞로 활강한 뒤 도약대 최종점에 도달해 굽혔던 몸을 펴면서 앞쪽으로 뻗어나간다. 이 도약대 끝부분이 수평 기준으로 위가 아니라 아래쪽으로 8~11.5도 처져 있다. 평창올림픽에 쓰일 스키점프대의 도약대도 11도 아래로 향해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솟구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아래를 향해 뻗어나가게 된다. 평창올림픽조직위 김흥수 스키점프 담당관은 "스키점프는 사실 최대한 늦게 떨어지는 걸 경쟁하는 경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나는 것처럼 보이는 건 도약대 앞의 지형이 밑으로 푹 꺼져 있기 때문이다. 스키점프를 도착 지점에서 구경하는 관중과 TV 시청자 입장에선 선수들이 수십m 높이로 솟구쳐서 날아오다 내려앉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평창에서는 스키점프에 남자 라지힐과 노멀힐, 여자 노멀힐, 남자 단체까지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비행 거리 점수에 심판들이 착지 자세 등을 평가한 점수를 합산해 기록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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