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굴뚝 시대 패러다임을 4차 산업시대에 적용하나"

조선일보
  • 곽수근 기자
    입력 2018.01.02 03:04

    [개헌 자문위 보고서]
    "사회주의 경제 하자는 얘기… 기업들 한국 엑소더스 불보듯"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의 노동 관련 헌법 권고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위 법령에 넣어도 되는 것들을 헌법에 밀어올렸다" "굴뚝 제조업 시대에 어울릴 만한 규범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넣는 건 맞지 않는다"고들 했다.

    자문위안에 포함된 '직접 고용' 조항에 대해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한림대 객원교수)은 1일 본지 통화에서 "4차 산업혁명과 기술혁신으로 고용 형태의 유연성이 확산되는 추세인데 간접 고용이나 비정규직을 쓸 수 없게 하는 것은 과거 제조업 시대 패러다임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정당한 사유 없는 해고로부터 보호' 조항도 "기존 근로기준법을 잘 지키고 판례를 유연하게 적용하면 될 내용이지 헌법으로 규정할 사항은 아니다"고 했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조항에 대해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성차별을 막고 특정 사업장의 차별 사례를 치유하기 위한 취지인데 이것을 헌법에 넣어 일반화하면 노동사회주의와 다름없다"고 했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는 "법률 사항이거나 법률에도 넣기 부담스러운 것들을 헌법에 넣으면 이후 시장이나 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해 나가기가 어렵다"며 "헌법에는 최대한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고, 기술적 측면은 상황에 따라 변화시켜주는 것이 노동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재계에선 "사회주의경제를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란 말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헌법에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조항을 넣을 수는 있지만 근로자의 경영 참여나 동일 노동 동일 임금, 고용 방식·기간까지 못 박는다면 자유시장경제나 사유재산 보호라는 또 다른 헌법의 대원칙과 충돌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노동 단체들은 앞으로 헌법을 근거로 각종 규제 법안을 요구할 테고, 국가가 시시콜콜 기업 경영에 간섭하게 될 텐데 이러면 누가 기업을 하겠느냐"고 했다. 노동자의 경영 참여 조항에 대해서는 "독일 이외 시행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고, 독일도 해외 법인에선 하지 않는 제도"라며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 기업의 한국 엑소더스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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