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근로 금지, 勞 경영참여… 이대로면 '노조 천국'

입력 2018.01.02 03:04

[개헌 자문위 보고서]
기간제·파견제·하도급 위헌될 판… '동일노동 동일임금'도 초안 명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가 내놓은 헌법 개정 권고안은 노동시장 현실을 무시한 가운데 '노동권'을 일방적으로 강화했다. 무기(無期) 고용, 직접 고용 원칙을 천명하고 근로자 경영 참여도 보장했다. 자문위 내에서조차 "일자리가 다양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오히려 고용의 경직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여권 성향 자문위원들 주도로 개정안이 채택됐다.

개헌안 35조 2항에는 '노동자를 고용할 때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없이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제35조 5항에는 '노동자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조문도 추가했다.

일부 자문위원은 "무기 고용을 넘어 종신 고용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개정안의 취지라면 기간제·파견제·하도급은 위헌(違憲)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조항(35조 3항)도 신설됐다. 노동계가 비정규직 차별과 관련해 꾸준히 요구해온 원칙이다. 현재 남녀고용평등법에 동일 노동에 대해 남녀 간 임금 차별을 금지한 것을 고용 형태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본권총강분과 간사인 신필균 헌법개정여성연대 대표(전 김대중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는 자문위 회의에서 "비정규직·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구성원들의 노동의 평등성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적용 범위에 대해 국가마다 차이가 크고 한국처럼 근무 연수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호봉제에서는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헌법 개정안에는 근로자의 경영 참여도 명시했다. 신설된 제36조 2항은 '노동자는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 체결권과 대표를 통하여 사업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다. 정부·여당은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하고, 우리사주(社株)조합에 사외이사 선임권을 주는 내용의 상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재계는 노조의 과도한 경영 간섭을 우려하며 반대해왔다. 이 때문에 헌법 개정안이 정부·여당의 정책을 뒷받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외에도 자문위의 헌법 개정안에는 '근로' '근로자'라는 용어를 '노동' '노동자'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근로가 "헌법 제정 당시 이데올로기적, 체제 대립적 상황에 기인한 용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헌법을 법률처럼 지나치게 구체화하면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어렵다"며 "(자문위의 개정안을 보면) 21세기 인공지능 시대가 아니라 19세기나 20세기 초반 노동 집약적 사회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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