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헌법도 좌향좌… '비정규직 폐지'까지 넣었다

조선일보
  • 양승식 기자
    입력 2018.01.02 03:15 | 수정 2018.01.02 07:29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초안]

    국가체제 근간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개념 삭제·수정
    노조 경영참여·정리해고 원칙적 금지 등 좌편향 조항 많아
    김형오 자문위원장 "국가 개입 강조한 사회주의적 개헌안"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권고안 주요 내용 정리 표

    국회 헌법개정특위 자문위원회가 1일 비정규직 제도를 없애고 정리해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노조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좌편향적 내용의 헌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적 추세인 '노동 시장 유연화'와는 역행하는 내용을 헌법에 담은 것이다. 자문위는 또 헌법 전문 등에서 국가체제의 근간을 이루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개념도 빼거나 수정했다.

    본지가 이날 단독 입수한 자문위의 개헌안에는 '기간·파견근로 사실상 폐지'와 '정리해고 금지' '노동이사제' 등의 조항이 대거 포함됐다. 개헌안 제35조2항은 '노동자를 고용할 때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없이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했다.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도 규정했다. 경제계는 "현행 기간·파견제 노동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사실상 노동자의 종신 계약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법률안에 넣는 것만으로도 논란이 됐던 사안을 헌법에 넣었다. 자문위는 제119조3항을 신설해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보장을 명시했다. 기업들이 "경영 부담이 가중된다"며 우려해온 제도를 헌법에 규정한 것이다.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제시한 '사회적 경제' 관련 내용도 자문위의 헌법 개정안에 들어갔다. 개헌안에는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보장받을 권리' 등도 들어갔다.

    자문위는 헌법 전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용어를 뺐다. '자유시장경제' 대신 '평등한 민주사회'가 강조됐다. 제4조에서는 통일 정책의 전제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로 바꿨다. "민주적 기본질서가 더 넓은 의미"라고 했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대폭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는 작년 2월부터 11개월간 헌법 전문과 기본권, 경제, 정부 형태 조항 등에 대해 개정 논의를 해왔다. 하지만 자문위 논의가 야당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면서, 균형을 잃은 이념적 '좌편향' 개헌안이 나왔다는 지적이다. 반면 올 2월 개헌안 확정을 추진 중인 정부·여당은 "자문위 개헌안을 참고할 것"이라고 했다.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경제는 경제 원리로 움직이지, 어떻게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냐"며 "차라리 개헌하지 않는 게 낫다"고 했다. 자문위 공동위원장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시장경제 우선 원칙이 사라지고 국가 개입이 강조됐다"며 "국가 사회주의적인 위험한 개헌안"이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