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2월 31일 발표한 2018년 신년사에서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유엔의 권위와 지위를 수호해 국제적 의무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중국 CCTV 저녁 7시 뉴스를 통해 방영된 신년사에서 시 주석은 또 기후변화협정을 준수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인민대회당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던 시 주석은 올해는 다시 중난하이(中南海·자금성 서쪽 중국 최고지도부가 모여 있는 곳) 집무실을 촬영 장소로 택했다. 시 주석은 2014~2016년 신년사를 모두 이곳에서 발표했다. 그때마다 집무실에 놓인 비품과 사진들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에도 만리장성이 등장하는 대형 그림과 오성홍기는 변함없이 등장했다. 책상에는 홍색 전화기 두 대와 흰색 전화기 한 대, 문건철 하나, 그리고 필기구 통과 일력(日曆) 등이 놓였다. '훙치(紅機·홍색 기계)'라고도 불리는 홍색 전화는 장·차관, 관영매체 편집장, 국영기업 책임자, 당 간부 등 300여명의 책상 위에만 놓인 보안 전화다. 시 주석이 언제든지 핵심 간부들과 연락하는 핫라인이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서가(書架) 곳곳에 놓인 15장의 사진이었다. 환구시보는 "이 중 9장은 2016년 신년사 때는 없었던 사진"이라고 했다. 새 사진 중 3장은 작년 6월 산시성 자오자와촌, 2013년 11월 후난성 스바둥촌 등 빈민촌을 찾았을 때 모습이다. 스바둥촌 사진은 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에 한 장이 더 추가됐다. 한 주민이 "호칭을 뭐라고 해야 하냐"고 묻자 시 주석이 "나는 인민의 일꾼"이라고 했다는 곳이다. 집무실 사진 15장 중 농촌 빈민촌 시찰 사진만 4장인 것이다.
작년 7월 중앙군사위 8·1 훈장 수여식과 건군 90주년 열병식 등 군 관련 사진 3장도 서가에 새로 등장했다. 19차 당 대회 직후인 작년 10월 새 상무위원들과 중국 공산당 1차 당 대회 개최지(상하이)를 찾은 모습과 작년 6월 홍콩 반환 20주년 때 홍콩에서 현지 청소년들과 함께 찍은 사진, 작년 5월 베이징 일대일로 국제포럼 당시 장면 등 국가 지도자로서 활약상을 담은 사진들도 새로 놓였다. 중국 매체들은 새 사진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빈곤 퇴치와 강군몽(强軍夢)'이라고 전했다.
군복 차림의 '청년 시진핑' 사진과 함께 부친 시중쉰(2002년 별세) 전 부총리, 모친 치신 여사, 부인 펑리위안, 딸 시밍저 등이 등장하는 가족사진도 예년과 다름없이 책장 한쪽을 지켰다. 홍콩 명보는 "믿음직한 남편, 자상한 아버지, 효성스러운 아들 등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키는 사진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