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술관에서 '찰칵, 찰칵'

    입력 : 2018.01.02 03:04 | 수정 : 2018.01.02 07:18

    '인증샷' 찍어 홍보하는 젊은 층에 "전시 관람 방해한다" 항의 많아

    명화 속 주인공이 스마트폰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올리비아 무스의 작품 ‘뮤지움 셀피 프로젝트’.
    명화 속 주인공이 스마트폰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올리비아 무스의 작품 ‘뮤지움 셀피 프로젝트’. /사비나미술관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진에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른바 '인증샷 세상'. 미술관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인기 미술관은 작품 앞에서 셀카 찍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특히 20대가 열광한다. 대학내일연구소가 최근 1년 내 전시 관람 경험이 있는 20~29세 남녀 537명에게 전시장에서 인증샷 찍은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보니 10명 중 9명(89.6%)이 '그렇다'고 답했다. 대학생 박한나(22)씨는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는 건 내가 문화생활을 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는 이미지 만들기의 일환"이라고 했다.

    사진 촬영을 허락하는 미술관들도 크게 늘었다.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해외 유명 미술관들은 물론, 국내 미술관도 이런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마음껏 사진 찍을 수 있는 미술관'으로 소문난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은 인증샷을 찍어 보이면 무료 재입장이 가능하다. 서울미술관은 전시마다 포토존을 마련했고, '테이트 명작전'이 열리고 있는 소마미술관은 매주 월요일을 '포토데이'로 지정했다. 지난 8월 사비나미술관의 '셀피'전(展)은 관람객에게 '셀카'를 찍을 수 있도록 해 개관 이후 최다 관람객(2만7000명)을 불러모았다.

    반면 셀카족에 불편을 토로하는 사람도 늘었다. 직장인 윤솔(35)씨는 "미술관 주목적이 그림 감상인지 사진 촬영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혀를 찼다.

    디뮤지엄을 방문한 주부 김원희(50)씨는 "'찰칵' 소리에 전시에 집중할 수 없다"며 "그들 사진에 찍히지 않으려고 피해다녔다"고 했다. '미술관 셀카족'으로 작품이 훼손된 경우도 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DC 허시혼박물관에서는 구사마 야요이 전시를 관람하던 한 관람객이 셀카를 찍으려다 발을 헛디디면서 호박 형태의 작품이 깨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술관 측은 "사진을 통한 전시 홍보 효과가 큰 만큼 섣불리 제한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포토존을 만들거나 특정 요일을 정해 촬영을 허용하는 식으로 양쪽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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