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않은 이란 시위

조선일보
  • 최은경 기자
    입력 2018.01.01 03:02

    테헤란 등 反정부 시위 격화
    수천명 "하메네이 퇴진" 외쳐
    로하니 대통령 규탄 목소리도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의 각지에서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12월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반정부 집회는 12월 28일 둘째로 큰 도시인 마슈하드에서 시작됐다. 이날 시위에선 시민 수천명이 이란의 높은 실업률과 물가 상승 등 경기 침체를 규탄했다. 마슈하드는 시아파 성지(聖地)라는 특성상 보수 성향이 강해 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개혁·개방 정책에 대한 반감이 큰 곳이다. 반정부 집회는 이튿날 테헤란·케르만샤·이스파한 등 최소 9개 도시로 번져나갔다.

    각 도시 집회 참가자 규모도 수백~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민들의 구호는 경기 침체 규탄에서 정권과 체제 비판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지난 30일 테헤란대학교 인근에 모인 시민 100여명은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로하니 대통령과 그의 외교 정책을 규탄했다.

    심지어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퇴진과 이슬람 성직자 지배 체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을 원치 않는다" 등을 외치는 이란 시민들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시위대가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불태우거나 찢는 영상도 등장했다.

    이란 정부는 "반혁명분자와 외국 공작원이 주도하는 불법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며 최루가스 등을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섰다. 지난 29일 밤 도루두시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시위대 2명이 숨졌다.

    WSJ는 "로하니 대통령이 2015년 미국과의 핵 협상을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는데도, 국민이 실감할 만큼의 경제 성장을 이루지 못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IMF가 집계한 올해 이란 인플레이션은 10.5%로, 시민들은 계란·치즈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이란의 실업률도 12%에 달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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