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 화재'로 어린 3남매 숨지게 한 20대母 긴급체포

    입력 : 2017.12.31 09:07 | 수정 : 2017.12.31 21:14

    31일 오전 2시26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A(23·여) 씨의 아파트에서 불이 나 작은방에 있던 A 씨의 자녀 3명이 숨지고, A씨가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사진은 화재 진화 뒤 집 내부 모습.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처음엔 “라면 끓이다 잠들었는데 불이 났다” 주장
    경찰, 주방 쪽은 거의 타지 않아 모친 진술 의심
    술 마시다 화재 발생 30분 전 귀가한 것으로 조사

    새벽 시간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린아이 3명이 숨지고 20대 어머니가 화상을 입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아이들의 어머니를 긴급체포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담뱃불을 제대로 끄지 않아 아파트에 불을 내 자신의 자녀 셋을 숨지게 한 혐의(과실치사·중실화)로 3남매의 어머니 정모(22)씨를 긴급체포했다고 31일 밝혔다.

    정씨는 광주광역시 두암동의 아파트에서 실수로 불을 내 3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뒤 정 씨가 아이들을 구조하려고 노력했는지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6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내부 20㎡를 태우고 27분 만인 오전 2시 53분쯤 진화됐다. A씨의 4세·2세 아들과 15개월 된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팔과 발에 2도 화상을 입고 연기를 흡입한 채 베란다에 쓰러져있다가 구조됐다.

    A씨는 불이 나기 전 만취 상태였고 이혼 관계인 남편 B(21)씨에게 전화해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아파트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결과 A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화재 발생 30분 전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아이들을 재워두고 전날 밤 10시쯤부터 친구들과 PC방에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CCTV 분석 결과 B씨가 화재 발생 5시간 전쯤 외출한 것이 밝혀졌다.

    A씨와 B씨는 지난 27일 법적으로 이혼했다. A씨가 자녀를 양육하고 B씨가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동거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인 경찰에 “라면을 끓이다 잠들었는데 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라면을 끓이려고 가스레인지 불을 켜놓고 아이들 방에 들어가 깜빡 잠이 들었다가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베란다로 대피해 B씨에게 전화해 신고토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 조사에 나선 소방관계자는 아이들이 자고 있던 방만 전소되고 주방 가스레인지는 거의 타지 않은 상태여서 A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A씨는 이후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추워서 거실로 들어왔다. 막내가 칭얼거려서 안아주다가 같이 잠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실수로 발생한 화재라고 주장하는 A씨 진술을 사실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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