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송유관 테러로 국제유가 급등… 돈줄 잃은 IS가 움직였나

    입력 : 2017.12.28 04:13

    [하루에 2.6%나 올라 배럴당 60달러 육박, 2년반만에 최고치]

    IS, 시리아·이라크서 밀려나자 최근 리비아·아프간으로 이동
    현지 테러세력 탈레반조차 중무장한 IS에 두려움 느껴
    탈레반 조직원들 항복선언하고 아프간 정부에 신변 보호 요청도

    26일(현지 시각)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송유관 폭발 사고가 발생해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였다.

    현지 매체 리비아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리비아 최대 석유 수출항인 에스사이더 항구로 연결되는 시드라(Sidra) 지역의 송유관이 굉음을 내면서 폭발했다. 송유관 시설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20㎞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리비아군 관계자는 "두 대의 트럭을 나눠 타고 온 무장괴한들이 송유관에 사제 폭탄을 설치했다"며 "이번 공격은 테러 행위"라고 했다.

    러시아 방송 RT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 배후에 IS 또는 무장 단체 '벵가지방어여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IS는 작년 1월에도 총을 들고 이 송유관을 급습했으나 장악에 실패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IS의 테러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폭발 테러로 리비아 원유 생산량이 하루 최대 10만 배럴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는 2015년 6월 말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50달러(2.6%) 오른 59.97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송유관 복구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유가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했다.

    리비아는 본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격퇴당한 IS의 새 본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후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등 치안이 허술한 탓이다. 리비아 석유 시설을 장악해 '돈줄'을 확보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IS는 최근 서남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으로도 대거 침투하고 있다. 러시아의 아프간 특사인 자미르 카불로프는 지난 23일 스푸트니크뉴스 인터뷰에서 "아프간의 IS 병사가 지난해 7000여명에서 올해 1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라크·시리아에서 패퇴한 병사들이 이곳으로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IS 세력은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프간 북동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NYT는 "IS 추종자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인접국에서 세력을 잃은 반군들도 IS에 포섭되고 있다"며 "동부 낭가르하르 지역을 넘어 쿠나르, 라그만 등지로 빠르게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고 했다. 그 위세가 대단해 아프간 영토 37%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무장세력 탈레반조차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NYT는 "IS는 현지 테러 세력인 탈레반보다 훨씬 중무장하고 있어 탈레반이 IS와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며 "일부 탈레반 조직원이 아프간 정부에 항복하고 신변 보호를 요청할 정도"라고 했다. 아프간 주둔 미 사령부의 존 니콜슨 사령관은 "IS는 풍선과도 같다"며 "한쪽 지역에서 소탕하면 다른 쪽으로 넘어가 또 활개친다"고 했다.

    미국의소리(VOA)는 "현재 아프간 내 IS의 기세를 볼 때 이들을 축출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지난 8월 아프간에 미군 4000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하는 등 아프간 사태 해결에 나선 미 트럼프 행정부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IS 소탕을 위해 탈레반과 손을 잡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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