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발표할 예정인 서울시의 '인권정책 기본 계획(2018~2022)' 초안에 청소년에게 콘돔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청소년 보건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초안에 따르면 시는 학교·보건소 등에 청소년을 위한 콘돔을 비치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시 정책 박람회에서 나온 시민 의견을 반영했다"며 "청소년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공공 기관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콘돔 자판기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미성년자인 청소년에게 콘돔을 지급하는 것을 두고 시민 의견은 엇갈린다. "피임 예방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주장과 "세금 들여 청소년 성관계를 조장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올해 초 한 사회적 기업에서 전국에 청소년 콘돔 자판기를 설치해 화제가 됐다. 소셜 벤처 '이브콘돔'은 "청소년도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다"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대구 동구, 광주 충장로 등 전국 5군데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브콘돔 박진아(25) 대표는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국공립 고등학교에 콘돔 자판기가 있다"며 "콘돔이 필요한 학생이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와 종교계에서는 반대가 거세다. 가톨릭계 성교육 연구소인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 소장은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피임 교육이 아니라 책임 교육"이라며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콘돔을 나눠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중학생 아들을 둔 김모(48)씨는 "청소년에게 피임 도구를 준다니 성관계를 하라고 권하는 것이냐"며 "성교육을 강화하면 될 문제인데, 세금으로 청소년에게 피임 도구를 나눠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