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문서 '30년 비공개'인데…韓, 위안부 합의 내용 2년 만에 사실상 공개 논란

    입력 : 2017.12.27 18:37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오태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합의 검토 TF 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합의 검토 TF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 장관 직속의 ‘한·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27일, 지난 2015년 12월28일 박근혜 정부와 일본 간 이뤄진 합의 과정 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공개’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TF는 이날 내놓은 검토 결과 보고서에서 합의에 대한 평가를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눠 아예 따로 다뤘다. 비공개 부분은 ▲피해자 관련 단체 설득 ▲소녀상 문제 ▲‘성노예’ 표현 등에 대한 사항들이었다.

    이와 관련, TF는 “외교부가 제공한 협상 경위 자료를 우선 검토한 뒤, 이를 토대로 필요한 문서를 외교부에 요청해 열람했다”며 “외교부가 작성한 문서를 주로 검토했고, 외교부가 전달받거나 보관하고 있던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자료를 봤다”고 했다.

    일단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에는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하는 외교문서 공개 관련 규칙에도 외교 문서를 30년 간 비공개로 하고, 그 뒤에는 ‘외교문서 공개심의회’ 심사를 거쳐 일반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현재 외교부를 상대로 낸 ‘위안부 합의 협상 문서 비공개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도 우리 정부는 이 조항을 ‘비공개’ 근거로 내세운 상태다.

    하지만 아직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는데, 정부 스스로 TF 보고서를 통해 비공개 문서 내용을 공개해 버리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일단 TF는 이날 비공개 내용에 대해 법 위반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태규 TF 위원장은 “법적인 부분은 완벽하게 해결됐다고 생각한다”며 “저희(TF위원들)는 항상 자료를 열람할 때마다 비밀 보안 서약을 쓰고 규정에 따라 열람했다. 심지어 우리가 그 자료를 보면서도 실질적으로 복사도 못하고, 촬영도 못해 (검토에)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했다.

    물론 외교 문서 자체를 공개하지 않아 법적인 문제를 피해갔을 순 있지만, 협상 과정의 비공개 내용들을 TF보고서를 통해 양국 정부 합의 2년 만에 사실상 공개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부 스스로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6월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했던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담화(1993년)에 대한 검증 결과를 19년 만에 공개했을 때 당시 우리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아베 정부가 한·일 외교 당국 간 협의 내용을 자의적으로 취사선택, 재구성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검증이) 한·일 양국 간 신뢰를 훼손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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