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 킹' 킹스버리, 평창 킹 꿈꾸다

    입력 : 2017.12.27 03:05

    [평창 D-44]

    월드컵 대회서 통산 45번 1위… '모굴 스키의 우사인 볼트'
    "평창 金이 유일한 목표"… 아무도 못한 공중 4회전 시도 가능성

    '프리스타일 모굴 스키의 그레츠키.'

    캐나다 프리스타일 스키 협회 홈페이지는 그를 이렇게 표현한다.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정규리그 MVP에 9회 뽑힌 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은퇴·캐나다)에 빗댄 것이다. 캐나다 일간 내셔널 포스트지는 그에게 '모굴 스키의 우사인 볼트'라는 수식어도 붙였다. 볼트(은퇴)는 육상 남자 100m·200m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올림픽 통산 8관왕이다.

    지난 21일 FIS(국제스키연맹) 월드컵(중국)에 출전한 킹스버리가 공중에서 스키를 교차해 십자(十字)로 만드는 모습
    미카엘 킹스버리(캐나다)는 프리스타일 모굴 스키의 세계 최강자다. 지난 10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FIS(국제스키연맹) 월드컵(중국)에 출전한 킹스버리가 공중에서 스키를 교차해 십자(十字)로 만드는 모습. 그는 내년 평창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신화 연합뉴스
    그레츠키나 볼트에 비견되는 남자는 캐나다가 자랑하는 '모굴 킹' 미카엘 킹스버리(25·175㎝)다. 그의 성적표를 보면 화려한 별명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킹스버리는 지난 21~22일 FIS(국제스키연맹) 월드컵(중국 타이우)에서 금메달 2개를 걸었다. 월드컵에서 통산 45번 1위를 한 그는 여자 모굴의 한나 커니(은퇴·미국)가 가진 월드컵 최다승(46승)에 1승만 남겨뒀다.

    킹스버리는 올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대회(휘닉스 평창)를 포함해 최근 10차례 월드컵에서 1위를 휩쓸었다. 미 NBC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뜨거운 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모굴 스키는 슬로프에 3~4m 간격으로 만든 1.2m 높이의 눈 둔덕을 타고 내려오는 종목이다. 점프대를 이용해 두 차례 공중 묘기도 펼친다. 눈 둔덕을 타고 내려오는 동작의 안정성과 공중 묘기의 예술성, 슬로프 주파 시간 등을 반영해 성적을 결정한다.

    킹스버리는 FIS(국제스키연맹) 모굴 스키 월드컵과 프리스타일 종합에서 1위를 차지하며‘크리스털 글로브’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다.
    킹스버리는 FIS(국제스키연맹) 모굴 스키 월드컵과 프리스타일 종합에서 1위를 차지하며‘크리스털 글로브’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다. 킹스버리는 자기 인스타그램에‘누구도 나를 앞지를 수 없다(I will not be outworked)’고 적었다. /킹스버리 인스타그램
    킹스버리는 매년 연말에 한해 성적을 합산해 가리는 종합우승도 6번 차지했다. 프리스타일 5개 종목(모굴·에어리얼·하프파이프·스키크로스·슬로프스타일)을 통틀어 전체 포인트 1위에게 돌아가는 '크리스털 글로브' 트로피도 6년 연속 받았다. 아직 20대 중반인 그는 나서는 대회마다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내년 평창에서도 단연 금메달 1순위다.

    캐나다 퀘벡 출신인 킹스버리는 네 살 때 처음 스키를 신었다. 어린 시절 '나는 올림픽 금메달을 딸 것이다'란 문구와 오륜기를 넣은 종이를 방 천장에 붙여놓고 매일 잠자기 전 올려다봤다고 한다. 최근엔 월드컵 출전을 위해 중국을 찾았는데, 공항에서 착오가 일어나 스키 장비 등을 담은 짐 가방이 없어졌다. 짐은 경기 전날에야 숙소로 도착했다. 하지만 킹스버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틀 연속 정상에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나는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킹스버리는 절정의 기량을 갖춘 최강자답지 않게 징크스에 집착한다. 모든 경기에 'It's good to be the king(왕이 되는 것은 좋다)'이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를 입는다. 2010년 월드컵에서 이 티셔츠 차림으로 첫 메달을 건 이후 7년째 입고 있다. 경기장에서 스키를 두는 곳도 일정하다. 킹스버리는 "비록 작은 습관이지만 나를 완성하는 일종의 의식들"이라고 했다.

    킹스버리는 수많은 월드컵 우승과 세계선수권 정상(금 2)을 일궜지만 그동안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유일하게 출전했던 2014 소치 대회 때 땄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공중 묘기에 탁월한 킹스버리가 평창에서 '콕(cork) 1440'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공중에서 몸을 기울여 4회전하는 동작으로, 지금까지 국제대회에선 아무도 수행하지 못한 고난도 기술이다. 킹스버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난 4년간 하나의 목표(올림픽 금메달)만 생각했다. 지금의 우승 행진을 평창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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