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간 김에, 스위스·독일·스웨덴 베이스캠프 들러볼까

    입력 : 2017.12.26 03:12

    [평창 D-45] [헬로 평창]

    각국 올림픽하우스 설치 한창… 나라별 특색 살린 '미니 지구촌'
    나란히 선 미국·스위스·스웨덴, 명당 찾다 보니 '적과의 동침'
    전통옷·음식·특산품 등 판매도… 이탈리아, 와인 공수해 손님 대접

    내년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올림픽 시티 평창군 횡계리의 인구는 약 4000명이다. 1년 전만 해도 외국인 구경이 어려운 곳이었다. 빠른 걸음으로 15분이면 동네를 모두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올림픽 개막을 45일 앞둔 지금 평창은 이미 국제도시로 변모했다. 미국·독일·이탈리아 같은 동계 스포츠 강국이 평창에서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올림픽 베이스캠프로 쓰일 자국 NOC(국가올림픽위원회) 하우스를 설치하기 위한 경쟁이다.

    올림픽에서 각국은 NOC 하우스를 자국 전통과 문화를 과시하고 스포츠 외교를 할 수 있는 '작은 대사관'처럼 운영한다. 대부분 경기장과 MPC(메인 프레스 센터), IBC(국제방송센터)에서 차로 10분 안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은 강릉에 3층짜리 대형 '코리아 하우스'를 운영한다.

    ◇최고 입지 찾다가 '적과의 동침'

    미국과 스위스·스웨덴은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 함께 터를 잡았다. 옛 매표소가 있던 공간에 나란히 건물을 신축해 1~2동씩 사용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올림픽 때 알파인 스키 회전·대회전 경기가 열린다. 알파인 스키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동계 스포츠 메인 종목이다. 세 국가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어떤 종목에 가장 신경 쓰고 있는지 눈치 챌 수 있다.

    미국은 'USA 하우스'라 부르는 이 건물에 자국 NOC는 물론 미국 스키협회, 대표팀 용품 판매점과 스폰서를 함께 입주시킬 예정이다. 외부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이달 중순 건물 외벽에 가장 먼저 붙은 건 미국스키협회 오피셜 스토어 홍보 그림이었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관계자는 "USA 하우스는 안락하고 친밀한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번에 16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데, 초대장이 없으면 접근이 불가능하다.

    바로 옆 건물을 쓰는 스위스의 '스위스 하우스'는 미국과 반대다.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스위스 하우스 측은 "경기가 있을 때 스위스 NOC 관계자, 선수, 세계 각국의 팬들이 이곳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응원전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하우스를 올림픽 만남의 장소로 만들겠다"고 했다. 스위스는 이곳에서 전통 음식과 뱅쇼(데운 와인), 특산품 등도 판매할 계획이다.

    북유럽의 스웨덴은 평창에서 자국 올림픽 역사상 처음 하우스를 설치했다. '스웨덴 아레나'로 부르는 이 공간을 스웨덴은 자국 특산품인 북유럽풍 가구로 꾸민다. 관광객들은 전통 의상과 액세서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원하는 게 달라…'나 혼자 산다'

    이탈리아와 독일은 용평리조트 인근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를 각각 통째로 빌렸다. 세계적인 디자인 강국 이탈리아는 용평골프클럽에 '카사 이탈리아(이탈리아의 집이라는 의미)'를 설치하고, 내부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 대접을 위해 이탈리아산 최고급 와인도 한국으로 공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는 "자연과 혁신이 만나는 곳, 꿈이 현실이 되는 곳을 만들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갖고 있다.

    독일은 하우스도 '실용주의'가 우선이다. 버치힐골프클럽하우스를 '도이치 하우스'로 개조해 자국 NOC 관계자와 선수 중심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도이치 하우스의 모토도 '선수들을 위한 거실'이라고 한다.

    평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베이스캠프는 '오스트리아 하우스'다. 1~2층 합쳐 약 1200㎡ 면적의 가건물을 신축하고, 건물 상단에 독수리 문양과 하우스 이름을 적어 놓았다. 이곳엔 NOC 사무실과 국영방송(ORF) 스튜디오, 프레스센터 외에도 파티장이 들어간다. 자국에서 제빵 기계와 요리사까지 들여와 오스트리아 음식을 만든다. 별도의 주방도 만들고 있다. 대부분 NOC 하우스는 개막 직전인 2월 초 개관한다.

    또 다른 동계 스포츠 강국 캐나다는 평창 지역이 아닌 강릉에 NOC 하우스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평창에는 선수 지원단 72명을 위한 '빌리지'를 만들었다. 개·폐회식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펜션 5동을 통째로 빌려 숙박과 업무 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평창올림픽을 위한 캐나다의 '지원 기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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