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케이블카 타고 돈이 들어온다

    입력 : 2017.12.26 03:03

    통영 성공 이후 지자체 설치 붐
    송도 6개월만에 티켓 매출 174억 "주변 땅값도 2~5배 껑충 뛰어"
    지역 관광·상권 활성화 기폭제… 바다에 세워 환경단체 반발 적어

    요즘 송도해수욕장이 있는 부산 서구 암남동 일대가 들썩인다. 지난 6월 20일 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앞바다를 가로질러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 구간을 오가는 송도해상케이블카 개통 이후 벌어진 현상이다. 지난 7월 20층 규모의 호텔이 공사를 시작했고, 19층과 28층 규모의 호텔이 내년 상반기 잇따라 착공할 예정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자는 "평당 500만~600만원 하던 주변 땅값이 해상케이블카 운행 이후 2~5배씩 올랐다"고 말했다.

    ◇통영이 불붙인 해상케이블카 열풍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지나는 국내 케이블카 중 가장 노선이 길다. ㈜부산에어크루즈사가 665억원을 들여 설치했다. 애초 지역에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컸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많을 때는 하루 1만1000명이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풍광을 즐겼다. 대기 줄이 1시간 이상 이어지기도 했다. 겨울에도 주말이면 하루 6000명이 찾는다. 개장 후 6개월간 티켓 판매 매출액은 174억원. 지난여름 송도해수욕장 이용객이 사상 첫 1000만명을 돌파한 1등 공신도 케이블카다. 옥두성 서구 공보팀장은 "지역 관광과 상권 활성화에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송도는 최근 불고 있는 해상케이블카 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바다를 조망하는 매력적인 관광 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해안을 낀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가 송도 앞바다 위를 오가고 있다. 방파제와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에 하루 탑승객 1만1000명이 몰린다.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가 송도 앞바다 위를 오가고 있다. 방파제와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에 하루 탑승객 1만1000명이 몰린다. /김종호 기자
    해상케이블카의 질주가 시작된 것은 2008년 4월 경남 통영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부터다. 이전까지 국내 케이블카는 내륙 산악이 주종이었다. 1962년 서울 남산 케이블카를 필두로 2000년대 중반까지 도심에서 먼 유명 산에 주로 설치됐다. 도심 관광지와 연계성이 떨어졌고, 산을 오르내리는 교통수단에 그쳤다. 한려수도케이블카는 미륵산 기슭 8부 능선까지 오르는 1.97㎞ 길이의 케이블카로, 주변 다도해가 지척에 펼쳐져 있어 넓은 의미로 해양 케이블카에 속한다. 아름다운 바다 전망 덕에 지난 11월 말 누적 탑승객 1200만명을 넘었다. 애초 통영시가 들인 케이블카 건설 비용은 173억원. 케이블을 운영하는 통영관광개발공사 측은 "연간 1300억~1500억원의 간접 경제 효과를 올린다"고 밝혔다. 사업비의 9배에 가깝다.

    ◇"돈 된다" 전국 해상케이블카 붐

    해상 케이블카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바닷가 풍경을 즐기려는 해양 관광 수요를 적절히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해상에 설치돼 환경 보전을 앞세운 환경 단체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통영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탄생한 것이 여수와 송도의 해상케이블카다. 2014년 12월 개통한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해마다 200만명이 찾는 남해안 대표 해상케이블카로 자리 잡았다. 여수 자산공원~돌산공원 1.5㎞ 해상을 오가는 이 케이블카 사업비는 360억원이다. 여수시가 전액 민자 유치했다. 여수시는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연간 150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매년 매출액의 3%를 시에 공익기부 하기로 약정함에 따라 운영 업체는 2015~2016년 15억3000만원을 여수시에 제공했다. 시는 이 돈을 야간 경관 조명과 자전거 도로 개설 사업비에 사용했다.

    지난 9월엔 강원 삼척해상케이블카(0.874㎞)가 운행에 들어갔다. 동해안 첫 해상케이블카다. 경남 사천바다케이블카(2.43㎞)와 전남 목포해상케이블카(3.23㎞)가 내년 4월과 8월 각각 운행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경북 포항, 인천 강화, 전남 진도·해남, 경기 화성, 충남 태안, 강원 고성, 전북 군산 등에서 운행을 추진 중이다. 김종일 광주전남연구원 사회환경연구실장은 "전국에서 우후죽순 해상케이블카가 생기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 자칫 개통 수년 뒤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사업 경제성을 자세히 분석해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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