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육아휴직 급여 올리더니… 고용보험료 인상 부메랑

    입력 : 2017.12.25 03:02

    [정부, 15~23% 인상 추진]
    고용보험기금서 나가는 돈 늘어 당장 2020년이면 적자로 돌아서

    다음 달 1일부터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육아를 위해 노동시간을 줄였을 때 감소하는 임금에 대한 지원금이 현행 통상임금의 60%에서 80%로 늘어난다. 실업급여 상한액도 하루 5만원에서 6만원으로 올라 한 달 실업급여 최대액이 지금보다 30만원 많은 180만원으로 오른다. 앞서 지난 9월부터는 육아휴직 첫 3개월간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복지·고용급여 확대를 위한 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실업급여 등 지출액이 줄줄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고용보험료 요율 인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 따라 올라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보험료의 실업급여 요율(1.3%)을 내년 중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업주와 근로자가 급여의 0.65%씩 분담하는 실업급여 요율(1.3%)을 0.2~0.3%포인트(15.4~23.1%) 정도 올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급 500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경우 요율을 0.3%포인트 올리면, 고용보험료는 회사 부담을 제외하고 월 7500원 늘어난다. 내년에 요율이 오르면 지난 2013년 이후 5년 만으로, 그만큼 근로자와 기업의 부담이 커진다.

    고용보험 실업급여요율 변화 그래프

    정부가 고용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사업의 지출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직장을 잃으면 최대 8개월간 지급받는 실업급여는 이전에는 상한액이 하루 5만원,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였다.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여기에 연동된 하한액이 5만4216원으로 올라 기존 상한액(5만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상한액을 6만원으로 올렸다. 실업급여 상한액이 전년 대비 20% 오른 것은 1995년 고용보험제도 도입 이래 가장 큰 폭이다.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오른다. 휴가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100%)을 따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고용보험 지출도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모성 보호 등 공약 관련 부담 늘어

    고용보험기금 지출액은 2012년 5조9880억원, 2014년 7조26억원, 지난해 8조8672억원 등 최근 5년간 매년 10% 안팎씩 늘고 있다. 지출의 두 가지 축인 실업급여와 고용 안정 및 직업 능력 개발 사업이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정부가 현행 최대 8개월인 실업급여 수급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국정 과제에 포함시키는 등 향후 지출 증가 요인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정부의 모성 보호 관련 정책도 사업주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를 기존 3일에서 10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년보다 56% 늘어난 7616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고용부는 내년 남성 육아휴직자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여성을 포함한 전체 육아휴직 사용자는 8만9795명으로 전년보다 2.8%(2456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로 늘면 고용보험기금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3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사회보험 중기 재정 추계'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2020년 적자로 돌아선 뒤 2025년 적자 폭이 2조6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의 복지·고용정책에 따라 고용보험 등 현행 사회보험이 전반적으로 지출이 늘면서 기금 잠식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각종 보장 확대는 일단 시행하면 다시 축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원 대책을 꼼꼼히 마련하지 않으면 현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까지 그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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