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對北 석유류 공급 90% 차단 나서

    입력 : 2017.12.23 03:01

    새 제재안 오늘 새벽에 표결
    외신들 "중국이 초안에 동의했고 러시아도 반대 않을 것으로 보여… 제재 결의안 채택 가능성 높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정제 석유 제품 공급을 평상시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각국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를 12개월 내에 돌려보내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신규 대북 제재결의안을 22일(현지 시각) 채택한다. 당장 원유(原油) 공급을 전면 차단할 수 없다면, 휘발유·경유 등 정제 유류부터 끊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지난달 29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마련한 제재결의안 초안에 중국이 동의했고, 22일(한국 시각 23일) 안보리에서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초안은 15개 안보리 이사국에 회람됐으며 중국과 러시아 등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제재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결의안이 채택되면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해 대북 제재 결의안이 처음 채택된 이후 10번째, 올 들어 4번째 결의안이 된다.

    AFP 등은 "새 결의안의 핵심은 휘발유·경유 등을 포함한 정제 석유 제품 대북 공급량을 현행 연간 200만배럴에서 50만배럴로 줄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제재결의 2375호에서는 석유 제품 공급량을 연간 450만배럴에서 200만배럴로 줄이기로 했는데 이를 더 강화하는 것이다. 평상시 북한에 공급됐던 석유 제품 450만배럴(추정)을 기준으로 보면 거의 90%를 차단하게 되는 강력한 제재다. 로이터는 또 "대북 결의 2375호 때 '현 수준'에서 동결시키기로 했던 대북 원유 공급량도 연간 400만배럴까지로 상한선을 명시하기로 했다"고 했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12개월 내에 귀국시키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역시 결의안 2375호에 신규 파견을 금지시키는 조항이 있었지만 명확한 시한을 정해 1년 뒤부터는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를 통한 외화 획득이 전면 차단되도록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주된 외화 수입원을 막는 것으로 북한의 목을 더 조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 결의안에는 대북 수출입 금지 품목과 블랙리스트(제재 명단) 등재 인사들이 추가되고, 해상봉쇄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신에 따르면 새로 제재 명단에 등재될 인사는 총 19명이며, 그중 17명은 북한 은행의 해외 지점 대표라고 한다. 또 미사일 개발의 주역인 조선노동당 군수공업부의 리병철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이 포함됐다. 공해상에서 의심 선박에 대한 검문 검색을 가능케 했던 지난 결의안보다 해상 검색 권한을 더 강화해 유엔 회원국의 항구에 입항한 의심 선박을 검색, 억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제재안에는 북한의 자금줄을 더욱 옥죄기 위해 식품이나 기계, 전자 장비, 마그네사이트와 마그네시아를 포함한 석재와 나무, 선박 등의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도 있다. 산업 기계 및 운송 장비, 산업용 금속 등을 북한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고, 북한이 수출할 수 없는 품목에 지난번 결의안에 포함되었던 수산물뿐 아니라 식용품, 농산품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이 지난주 새 제재 결의안 초안을 중국에 전달한 후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미국은 유엔의 대북 제재가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만의 독자 대북 제재에 나서겠다고 중국을 압박해왔다. 미 재무부와 의회가 북한과 관련된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중국은 안보리 제재마저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미국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요청한 의심 선박 10척 블랙리스트 추가 등재는 연기됐다. AFP통신은 북한 화물을 불법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제재 대상에 추가해 달라고 미국이 요청한 사안에 대해 중국이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며 사실상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 유엔 소식통은 "중국이 이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8일쯤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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