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파 지방선거 승리

    입력 : 2017.12.23 03:01

    분리 독립 찬성하던 정당들 당초 예상 깨고 과반 확보
    "독립 불씨 껐다" 안심하던 스페인 중앙 정부는 타격

    스페인 카탈루냐주(州) 자치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조기 선거에서 분리독립파가 승리했다고 AP 등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분리독립을 추진하던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조기 선거로 독립운동의 불씨를 끄려고 했던 스페인 중앙정부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스페인 카탈루냐주 지방선거 결과
    개표 결과 원내 제1당은 37석을 확보한 독립 반대 정당인 시민당이 차지했다. 그러나 독립 찬성파인 '카탈루냐를 위해 다함께(JxCat)'와 공화좌파당(ERC)이 각각 34석과 32석을 확보해 2~3위에 올랐다. 이 두 정당과 민중연합후보당(CUP)의 4석을 합하면 독립 찬성파가 전체 135석 중 과반인 70석을 차지하게 된다. AFP는 "세 정당이 연정 협상에 성공하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통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독립 반대 입장은 시민당(37석)과 카탈루냐사회당(17석), 국민당(3석) 등을 합쳐 총 57석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 10월 27일 스페인 중앙정부가 헌법 제155조를 발동해 분리독립을 추진하던 카탈루냐 자치정부 및 자치의회를 해산하면서 조기 선거로 치러졌다. 앞서 카탈루냐 독립 찬성파가 이끌던 자치정부는 지난 10월 1일 독립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하고 90%가 넘는 찬성표를 바탕으로 10월 27일 자치의회에서 독립 선포안을 가결했다.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내 독립 찬성파가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열린 이번 선거에는 양측 지지자들이 투표소에 몰려나오면서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81%를 기록했다고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전했다.

    이날 카탈루냐 주도(州都) 바르셀로나 광장에 모여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독립 지지자들은 독립 찬성파가 승리한 것으로 나오자 환호했다. 지난 10월 말부터 벨기에 브뤼셀에 머물고 있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승리다. 카탈루냐 공화국은 이겼고 스페인 중앙정부는 패배했다"고 했다.

    하지만 카탈루냐 정국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우선 독립 찬성파 정당끼리 궁합이 맞지 않는다. NYT는 "어느 정당이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주도권을 쥐고 어떤 방식으로 분리독립 운동을 추진할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CNN은 "푸지데몬은 비록 자신이 이끄는 JxCat이 2위를 차지했지만 귀국할 경우 반역 혐의로 체포될 수 있어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독립 찬성 정당들이 지난 10월처럼 분리독립 운동을 또다시 강행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독립 찬성파가 원내 제1당을 차지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선거 결과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세 현장까지 직접 찾아 국민당(PP) 지원에 나섰지만 기존 8석에서 5석이나 줄어든 3석을 얻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안토니오 바로소 부국장은 "이번 선거 결과는 스페인 중앙정부에 풀기 어려운 숙제를 남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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