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총회, '미국 예루살렘 정책 반대' 결의안 압도적 채택…韓·日도 찬성

    입력 : 2017.12.22 10:40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예루살렘의 지위 변경을 반대하는 결의안 표결이 끝난 뒤 투표 결과가 공개되고 있다./뉴시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결정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같은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미국의 거부권(veto) 행사로 무산되자 유엔총회에서 이를 통과시킨 것이다.

    유엔총회는 21일(현지시각)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에 반대하는 ‘예루살렘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28개국이 찬성했고, 반대는 9개국뿐이었다. 35개국은 기권했다. 21개국은 불참했다. 유엔 총회 결의안은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채택된다.

    한국과 북한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일본은 물론 미국의 주요 원조국인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요르단,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남아프라카공화국 등도 결의안에 찬성했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 과테말라, 온두라스,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공화국, 마셜 제도, 팔라우, 토고 등이 반대표를 던졌다. 호주, 캐나다, 멕시코, 체코 등은 기권했고,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케냐 등은 불참했다.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성격, 지위, 인구 구성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어떤 결정이나 행동도 법적으로 무효하며,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안에 따라 그러한 시도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회의는 아랍권 국가들과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하는 터키와 예멘의 요청으로 열렸다.

    유엔은 종교·영유권 분쟁지인 예루살렘을 1947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1980년에는 안보리 차원에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전역 점령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총회 표결은 안보리 결의안만큼 구속력이 강하진 않다. 하지만 특정 현안에 대한 유엔 회원국의 여론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덕을 본 나라들이 미국의 결정을 거스르려고 한다. 어느 국가가 결의안에 찬성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지만, 국제사회는 미국의 예루살렘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한 것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반대, 기권, 불참 국가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는 “65개국이 미국 규탄을 거부하고 128개국이 우리에 반대 투표했다”며 “유엔의 무책임한 방식을 취하지 않은 나라들에 감사하다”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온라인 영상을 통해 “이스라엘은 터무니없는 이번 결의안을 완전히 거부한다”며 “예루살렘은 항상 우리 수도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디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유엔 총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아바스 수반의 대변인은 “이번 표결은 팔레스타인의 승리”라며 “유엔과 국제무대에서 (이스라엘의) 점거를 끝내고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을 건설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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