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용기 5대, 한·일 방공구역 넘어와… 韓·日 맞출격

    입력 : 2017.12.19 03:04

    中 폭격기 2대·전투기 2대 등 韓→日→韓 방공구역 거쳐 귀환
    韓·中·日 군용기 30여대 이어도 상공 등 3시간 뒤엉켜

    中, 文대통령 방중 직후 '행동'
    전문가 "사드 압박 의도인 듯"

    H-6 전략폭격기와 Su-30 전투기 등 중국 군용기 5대가 18일 오전 사전 통보 없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무단 진입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이에 맞서 F-15K와 KF-16 등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와 F-15J 등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 10~20대가 긴급 출격했다. 한·중·일의 군용기 30여 대가 이어도·제주도·대마도 주변 상공에서 약 3시간 30분 동안 뒤엉키는 상황이 벌어졌다. 외교·군사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직후에 중국이 군사적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굳이 한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리 군은 이날 오전 10시 2분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로 접근하는 수상한 항공기들을 포착하고 F-15K와 KF-16 전투기 편대를 긴급 출격시켰다. 합참은 "우리 군 MCRC(중앙방공통제소)와 중국 지난(濟南)군구 방공센터를 연결하는 핫라인을 이용, 미상 항적이 중국 국적의 군용기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H-6 폭격기 2대, Su-30 전투기 2대, TU-154 정찰기 1대 등 모두 5대였다. 이 중 H-6는 중국군의 주력 폭격기로, 핵무장이 가능한 A형(型)부터 최신형인 K형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다.

    H-6 폭격기 2대와 Su-30 전투기 2대가 먼저 오전 10시 10분쯤 KADIZ에 진입했다. 이 중 Su-30 편대는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 중첩 구역을 통과해 대한해협 동수도(쓰시마해협)까지 진출했다가 기수를 돌려 오전 11시 47분쯤 중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H-6 폭격기 편대는 북동진(北東進)을 계속했다. KADIZ와 JADIZ의 경계선을 따라 독도 동북방 150여㎞ 상공까지 날아간 뒤 기수를 돌렸다. 최종적으로 KADIZ를 빠져나간 시각은 오후 1시 21분쯤이었다. TU-154 정찰기는 Su-30 편대가 KADIZ를 빠져나가기 직전인 11시 40분쯤 KADIZ에 들어왔다. H-6 편대의 항적을 따라 비행한 뒤 오후 1시 47분쯤 KADIZ를 빠져나갔다.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와 JADIZ에 무단 진입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1월에는 H-6 전략폭격기 6대 등 중국 군용기 12대가 KADIZ에 진입했고, 이 중 8대가 KADIZ와 JADIZ의 경계선을 따라 독도 동북방 300여㎞ 상공까지 날아간 뒤 복귀했다. 이번에는 5대 중 H-6 폭격기 2대와 TU-154 정찰기 1대가 JADIZ 깊숙이 들어왔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영공(領空)은 아니지만 이곳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는 관할국의 사전 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중국은 이어도 부근의 KADIZ가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과 중첩된다는 이유로 사전 통보를 한 적이 없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우리 측이 핫라인을 통해 KADIZ 진입 이유를 묻자 중국 측은 "일상적인 훈련일 뿐 한국 영공을 침범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작년에만 59차례에 달할 만큼 흔한 일이지만, 전략폭격기를 포함해 5대, 10대씩 날아오는 일은 드물다. 군 전문가들은 "분명한 군사적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 지난 1월 중국 군용기 12대의 KADIZ 무단 진입 직후 열린 국회 국방위 간담회에서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은 "(중국의 KADIZ 진입은) 사드에 대한 대응 조치일 수 있다. 압박 의도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은 일관되게 '단계적 처리'를 강조하며 사드 철수를 종용하는데 우리 정부는 '사드 갈등이 봉합됐다'며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며 "중국 군용기들의 KADIZ 무단 진입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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