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로 치료… 유전자 항암제 시험 소녀…

    입력 : 2017.12.19 03:04

    네이처, 올해 10대 과학인물 선정

    리우 교수, DNA 하나만 골라 교정
    멕시코 지진 예측 아티엔자 교수
    양자암호 통신 성공한 지안웨이

    유전자 교정 기술과 중력파 검출에서부터 북핵(北核) 위기와 미국의 환경 논란에 이르기까지 올해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을 쥐락펴락한 인물들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 인물에 선정됐다.

    네이처는 18일 올해 과학 인물 중 가장 먼저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소개했다. 리우 교수는 지난 10월 네이처에 DNA에서 유전병을 유발하는 부분만 골라 바꿀 수 있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를 발표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DNA 가닥을 원하는 위치에서 잘라내는 효소 단백질이다. 리우 교수는 DNA 가닥을 이루는 수많은 염기 중에 단 하나만 골라 교정할 수 있게 발전시켰다. 간질이나 파킨슨병, 근육장애 등 수많은 질병이 DNA에서 염기 하나가 뒤바뀌면서 발생한다. 리우 교수는 생명의 설계도에서 글자 하나만 바꿔 난치병을 치료할 길을 연 것이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리우미 하버드대 교수, 마리카 브란케시 이탈리아 우르비노대 교수, 라지나 저보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사무총장, 유전자 항암제의 첫 실험 환자인 에밀리 화이트헤드.
    왼쪽부터 데이비드 리우미 하버드대 교수, 마리카 브란케시 이탈리아 우르비노대 교수, 라지나 저보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사무총장, 유전자 항암제의 첫 실험 환자인 에밀리 화이트헤드. /네이처·위키미디어·에밀리화이트헤드재단
    마리카 브란케시 이탈리아 우르비노대 교수는 지난 9월 별의 마지막 단계인 중성자 별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최초로 발견한 유럽 비르고 연구단에서 물리학계와 천문학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공을 인정받았다. 판 지안웨이 중국 과기대 교수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1203㎞ 떨어진 두 지상 관측소 사이에서 양자암호 통신 실험에 성공했다. 양자암호화 된 정보는 누가 엿보면 내용이 바뀌어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실 밖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한 과학자도 주목을 받았다. 라지나 저보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지난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북한의 핵 도발을 규탄하는 데 앞장섰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프랑스인인 저보 사무총장은 지구물리학 박사로 광산 회사에서 일하다가 2004년 CTBTO에 들어갔다. 2013년부터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그는 과학자 출신답게 기존 핵실험 감시망 외에 고래 이동이나 지진해일 연구 등에 이용되는 관측 장비까지 총동원해 북 핵실험의 실체를 규명했다.

    미국의 12세 소녀 에밀리 화이트헤드는 유전자 항암제 시대의 상징으로 꼽혔다. 지난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의 판매 허가를 결정했다. 킴리아는 환자의 면역세포에 암세포를 찾는 유전자를 끼워 넣은 'CAR-T세포'라는 이름의 유전자 치료제이다. 에밀리는 악성 소아 백혈병에 걸려 가망이 없던 2012년 킴리아를 처음으로 주사 맞았다. 이후 매년 '○년째 암이 재발하지 않았어요'라고 쓴 팻말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수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과학계의 원성을 한몸에 산 사람도 올해의 인물로 꼽혔다. 지난 2월 미국 환경보호국(EPA) 장관이 된 스콧 프루이트는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소신대로 오염 물질 방출과 광물 채굴을 금지한 법안들을 잇따라 폐기했다. 지난 4월 세계 각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진행된 과학자들의 항의 행진을 이끌어낸 인물로 꼽힌다.

    이 밖에 유전자 분석 논문의 오류를 잇따라 찾아내 과학계에 경종을 울린 호주 시드니 아동병원의 제니퍼 바이른 박사, 지난 9월 멕시코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을 예측한 빅토르 크루즈 아티엔자 멕시코 자유대 교수, 중동 최초의 방사광가속기 프로젝트를 이끈 요르단의 칼레드 토우칸 박사, 과학계의 성희롱 사건을 전문으로 다룬 영국 변호사 앤 올리바리우스도 올해 과학 인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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