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리히텐슈타인… 팝 아트 전설 5人 한자리에

    입력 : 2017.12.19 03:04

    '하이 팝―거리로 나온 미술' 展… 키스 해링 '종말'은 국내 첫 전시

    키스 해링이 자신의 우상이었던 앤디 워홀을 미키 마우스와 합성해 그린 ‘앤디마우스’.
    키스 해링이 자신의 우상이었던 앤디 워홀을 미키 마우스와 합성해 그린 ‘앤디마우스’. /M컨템포러리

    현대미술사에서 1962년은 특별한 해다. 앤디 워홀은 32개의 서로 다른 캠벨수프 통조림을 그려 LA 페루스갤러리에 전시했다. '차라리 진짜 수프 통조림을 한 무더기 전시하는 게 어떠냐'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같은 해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뉴욕 레오 카스텔리 갤러리에 만화의 한 장면을 확대한 듯한 그림을 걸었다. 말풍선은 물론 인쇄물의 작은 점까지 촘촘히 그려 넣은 작품은 화단에 충격을 던졌다. 두 전시는 잭슨 폴록이란 스타를 낳은 추상표현주의를 단박에 뒤엎고 '팝 아트'라는 거대한 물결의 시발점이 됐다.

    "예술도 결국 상품"이라 믿었던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라우센버그, 키스 해링, 로버트 인디애나. '팝 아트의 전설'로 불리는 5명의 작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봉은사로 M컨템포러리에서 열리는 '하이 팝(Hi, POP)―거리로 나온 미술, 팝 아트'전. 수퍼마켓 선반에 놓여 있던 통조림과 비누 상자를 미술관에 전시하고, 천박한 만화의 한 장면을 베껴 시대를 풍자했으며, 몇 개의 문자와 숫자를 변형해 사람들을 위로했던 당대 악동들의 면면을 만난다.

    전시는 라우센버그로 시작된다. 물감 흩뿌린 침대를 미술관에 걸어 소비 사회를 풍자한 라우센버그는 일상의 사물과 신문·잡지·TV 속 이미지를 버무린 '콤바인 페인팅'을 창안, 삶과 예술의 틈새에서 작업했다. 이번 전시엔 자유, 정의, 인권 등 대사회적 발언도 서슴지 않은 그가 1990년 베를린 장벽을 주제로 발표한 'ROCI, 베를린'과 지진 발생한 지역에 도움을 호소하는 '지지(Support)' 포스터, 예술적 교감을 나눈 존 케이지에 경의를 표한 '케이지'가 눈길을 끈다.

    '행복한 눈물'로 국내에 이름을 각인시킨 리히텐슈타인은 망점을 찍어 음영 효과를 내는 '벤 데이' 기법으로 유명하다. 우는 여인, 금발 여인 등 리히텐슈타인이 즐겨 그린 만화 속 여성 연작을 비롯해 전쟁을 주제로 한 '꽝!(Whaam!)' 시리즈, 피카소, 마티스, 몬드리안 명화를 소재 삼은 작품이 나왔다.

    에이즈로 서른 한 살에 요절한 키스 해링 전시장은 뉴욕 지하철역처럼 연출했다. 지하철 빈 광고판에 검정색 마카펜으로 어린애 같은 그림을 그려 유명해진 작가다. 에이즈 판정을 받은 후 그린 '종말' 연작은 국내 처음 전시되는 해링의 역작. '팝의 교황'으로 불린 앤디 워홀과 미키 마우스를 합성해 만든 '앤디마우스'란 그림은 익살스럽다.

    이 밖에 뉴욕현대미술관(MoMA) 크리스마드카드에 사용되면서 스타덤에 오른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와 앤디 워홀의 캠벨수프·마릴린 먼로·꽃 연작을 감상할 수 있다. 내년 4월 15일까지.

    (02)3451-8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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