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관점에서 부산을, 부산 사람을 읽다

    입력 : 2017.12.19 03:04

    부산 품은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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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행복 인사이트 부산’ 행사에서 참가자들과 강연자들이 ‘질의 &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이 행사는 부산을 무대로 ‘행복’에 대한 성찰을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올해 처음 열렸다./행복인사이트 조직위원회 제공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동백섬 순환도로 안. 부슬부슬 내리는 겨울비 속에서 금발의 한 외국인 중년 여성의 말에 따라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남녀 40여명이 팔을 하늘로 뻗었다 내렸다. "…자신의 머릿 속에 우주의 별을 받아들이세요…."

    부산의 '행복인사이트'란 모임이 지난 9~10일 마련한 '행복 인사이트 부산(Happiness Insight in Busan)' 행사 중 하나인 명상 요가였다. 금발의 서양인은 마틴 프로스트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 행사 참가자 권순정(57)씨는 "뇌과학, 철학, 정신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복을 신선하게 상기하는 좋은 기회였다"며 "아침 바다 풍경과 상쾌한 공기가 어우러진 동백섬의 명상·슬로우 조깅은 몸과 맘의 행복을 최고조로 만들더라"고 말했다.

    "~부산갈~매기, 부산 갈~매기…", "비린내 나는 부둣가~를…"…. 이런 유행가처럼 야구장의 함성이나 사람 붐비는 수산시장 등을 연상시키는 부산에 '인문학 파도'가 치고 있다. 민간, 대학, 지자체 등 각 분야에서 인문학의 관점에서 부산을, 부산사람을 새롭게 읽고 성찰하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행복 인사이트 부산'도 그런 움직임 중 하나다. 이 행사는 혜민스님, 최인철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교수, 마틴 교수 등을 초청, ▲행복을 통찰한다 ▲행복을 배우다 ▲행복 이야(夜)기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각 강연에는 300~400여명이 20만~5만원의 회비를 내고 참가했다.

    이 행사 기획자 이봉순 리컨벤션 대표는 "누구나 부산을 찾아 몸과 마음을 힐링하면서 '행복'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부산을 '행복'의 발신지로 만들겠다'는 게 이 대표의 야심이다.

    '화투로 보는 일본의 미학-영화 타짜,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썸머 워즈', '짧은 만남, 긴 감동-부산국제단편영화제 수상작을 중심으로'…. 부산 연제구 거제동 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부근의 '시네바움'은 지난 2016년 2월 '부산시네마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이 아카데미는 매주 월, 화요일 영화와 함께 하는 음악, 미술, 철학, 인문학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상지E&A/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가 여는 상지인문학아카데미도 있다. 현재 3년째 무료로 운영 중인 이 아카데미는 매년 3차례씩 강의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다. 수강생이 9기까지 배출됐다. 각 기수별로 20차례 강의를 듣는다.

    '부산'이란 주제의 경우 개항 이후 부산의 해안선변화, 부산이 근대를 품었다?, 해양도시 부산을 말하다, 시인 김민부의 언어와 순수/이중섭의 흔적 등의 아야기들이 다뤄졌다. 강의 참석자는 초창기 30여명에서 요즘 60여명으로 불어났다. 상지 측은 '열린부산도시건축포럼', '상지청소년인문학아카데미'도 각 10년, 2년째 열고 있다.

    상지 허동윤 회장은 "인문학, 인문학의 관점에서 본 세상과 부산을 공부하다보면 급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지, 부산의 특성이 뭐고 앞으로 부산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사람들이 찾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이나 지자체들도 저마다 '인문학'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아대는 올해 5~11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인, 사물인터넷 시대의 인간 지성, 장영실의 현재성 등을 주제로 '인문학·과학 서로를 탐하다'를 6차례 개최한 것을 비롯, ▲글로컬 해리티지:기록, 창자, 문화유산 국제학술대회(12월) ▲인문학에게 길을 묻다(6월, 9월) 등의 행사를 열었다.

    부산 남구는 올해 '바다, 인문학을 만나다'란 주제로 2개월 과정의 인문대학을, 금정구는 6월과 9~10월 '그 때를 아시나요? 가파른 피난의 언덕 부산'이란 주제로 인문학 교실을 운영했다. 수영구도 지난 10~11월 영화 속 클래식 음악, 천원 지폐에 새긴 인물 열전, 세상을 바라보는 눈 다큐멘터리 등의 주제를 다룬 '가을-인문학과 어울림' 강좌를 열었다. 기장군은 지난 10월30~11월3일 부경대와 함께 '인문학 토크 콘서트', '인문학 아카데미', '기장학 3인3색 콘서트' 등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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