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문화마을·깡깡이 예술마을… 세월 스며든 공간, 예술을 만나다

    입력 : 2017.12.19 03:04

    예술 마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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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전경. 부산에선 낙후된 마을 등에 예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 바람이 불면서 지역 곳곳에 예술마을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김종호 기자
    지난 16일 오후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마을 안 길을 따라 아기자기한 공방와 가게, 벽화 등이 줄지어 있었다. 골목골목에는 예술 작품들이 있고, 갤러리 등도 있었다. 작은집 하나 안에 현대적 감각을 갖춘 여러 개의 예술작품도 있었다. 달걀이 기계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는 작품이라든지 끊임없이 타이핑을 치는 손으로 현대인을 표현한 작품 등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많았다. 마을 길을 따라 한참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어린왕자' 포토존. 30여 명이 사진을 찍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었다.

    임지영(44)씨는 "감천문화마을은 구석구석이 예술적인 것 같으면서도 멀리서 마을 전체를 보고 있으면 마을 자체가 또다른 거대한 예술품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부산의 육지에도 '공간 대개조'의 바람이 불고 있다.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낡고 퇴색한 모습을 '재생'의 손길로 새롭게 바꾸고 있다. 그 중심이 '예술마을'들이다. 감천문화마을은 그중 대표선수다. '한국의 마추픽추'라는 별명처럼 산자락을 따라 늘어서 있는 파스텔톤 색채의 계단식 주택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은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집단 이주해 판자집을 지으면서 만들어진 마을로 부산에서도 낙후된 대표적 달동네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9년 마을 미술프로젝트 '꿈꾸는 부산 마추픽추'와 2010년 콘텐츠 융합형 관광 협력 사업인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2011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들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변신을 시작했다.

    각종 예술 조형물을 설치하고, 빈집에는 갤러리, 북카페 등 테마를 입혔다. 미로형 골목을 관광 상품화하고, 미술관이나 공방 등을 곳곳에 만들고 민박시설도 준비했다. 마을 주민들과 지역 예술인이 함께하는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이야기 가득한 예술마을이 된 것이다. 이곳은 연간 185만명 이상이 찾는 부산을 대표하는 예술마을로 자리 잡았다. 사하구 측은 "최근 인근 사하구 다대포에 서부산지역 창작거점공간인 '홍티예술촌'이 개관해 예술 관련 지역 인프라가 한층 강화됐다"고 말했다.

    부산역 맞은 편 고지대에 있는 동구 초량동 '초량 이바구길'은 최근 도자(陶瓷)로 만든 공공미술작품 등이 설치된 예술 거리로 재탄생했다. 부산시 동구와 한국도자재단은 부산역에서 168계단에 이르는 초량이바구길 골목을 아트워크로 만들었다. 골목 여기저기에 벽화가 아닌 도자로 만든 미술작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168계단에도 계단 곳곳에 화사한 색채의 도자로 만든 집 모양 등의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부산 동구 측은 "반영구적인 도자를 매개로 동구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초량 이바구길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주는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량 이바구길에는 부산 최고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인 '구 백제병원'을 비롯해 부산 최초의 창고 '남선창고 터', 차이나타운 특구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산복도로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면서 부산의 옛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부산 영도구 대평동에는 '깡깡이 예술마을'이 있다. '깡깡이'라는 말은 선박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쇠를 망치로 내려치는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다. 중소 선박수리업체가 밀집한 이 동네를 예전엔 깡깡이 마을이라 불렀다.

    우중충한 공장과 창고 벽면 곳곳에 밝고 따듯한 색상의 그림이, 아파트 벽면에는 삶이 묻어나는 높이 35m짜리 어머니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선박부품업체 벽면에는 어선 그림, 마을 전봇대마다 웹툰 작품으로 채워졌다. 버스정류장 벤치는 선박의 닻과 톱니바퀴 엔진, 배를 형상화한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김형찬 부산시 창조도시국장은 "부산 기장군 죽성드림세트장이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상설전람회장으로 재탄생하는 등 '예술마을'이 부산의 육지 영역에 미래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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