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업&다운](94) 대우조선해양 ‘하도급 후려치기’ 700억원 공정위 처분 막은 김앤장

    입력 : 2017.12.18 11:49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단가 후려치기’ 혐의로 700억원을 물어내야 할 위기에 처했던 대우조선해양을 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3년 대우조선해양이 단가를 부당하게 인하해 하도급 업체에 436억원을 덜 지급했다며 미지급 금액에 대한 지급명령과 함께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2008~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80여개 하도급 업체들에 선박블록 조립 등을 위탁하면서 내부적으로 ‘생산성향상률’을 정하는 방식으로 시수(작업 투입 시간)를 축소해 대금을 인하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일단 267억원의 과징금을 정부에 납부하고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지난 11일 공정위가 대우조선해양에 내린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 명령을 취소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앞서 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이균용)는 지난해 2월 원고 승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모습. /조선DB
    이번 재판에서 주요 쟁점은 시수를 축소한 것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상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 기준인 ‘일방적인 낮은 단가 결정 행위’에 해당하는지였다.

    2, 3심 모두 “시수는 단가에 해당하지 않아 시수를 축소한 것이 하도급법상 일방적인 낮은 단가 결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제기된 행정소송은 공정위 결정을 1심으로 본다. 2심 고등법원, 3심 대법원 재판으로 진행된다.

    ◆ 2심, 3심 김앤장 압승

    대우조선해양은 2심과 3심 모두 김앤장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김앤장은 2심에서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임시규(57·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를 비롯해 양대권(45·26기), 박지현(37·36기), 고정은(33·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로 팀을 꾸렸다.

    김앤장은 “시수는 업무량 산정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하도급법상 단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으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는데, 시수는 단가가 아니기 때문에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김앤장은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생산성향상률을 일방적으로 적용했다는 공정위의 지적에 대해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적게 주려는 조치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사업자 등에 대한 임률(시간당 임금) 단가를 계속 인상한 점, 2004~2009년 1조7928억원의 설비투자비를 지출하는 등 선박건조 작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한 점도 부각했다.

    2심 재판부는 김앤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시수는 수량에 해당해 전체 하도급대금(수량X단가)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인임은 분명하나, 시수가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요소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 이를 단가의 용어에 포섭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하도급법은 ‘현저하게 낮은 수준의 하도급대금’에 대해 7가지 구체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확장·유추 해석해 명백하지 않은 행위까지 처벌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시규(왼쪽 상단, 시계 방향), 양대권, 박지현, 고정은 변호사/김앤장 홈페이지
    김앤장은 3심에서 대법관 출신 손지열(70·사법시험 9회) 변호사와 윤인성(49·사법연수원 23기), 안수빈(34·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를 추가 투입해 굳히기에 나섰다.

    김앤장은 2심에서 주장한 내용을 거듭 강조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사업자들에게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유사업계의 통상적인 지급대가를 기준으로 볼때 낮은 단가가 아니다”라며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대법원도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인 ‘생산성향상률’을 별다른 합의 없이 정해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사업자와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오히려 하도급사업자들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받은 1인당 금액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증가했고, 특히 하도급거래 기간인 2008년과 2009년에 원고가 하도급사업자들에게 지급한 1인당 금액은 대우조선해양과 유사한 규모의 선박건조업자의 1인당 금액에 비해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판시했다.

    ◆ 공정위 바른 투입했지만 패...3심에서 선수교체했지만 최종 패소

    공정위는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바른을 2심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바른은 한정현(38·사법연수원 37기), 전승재(34·변호사시험 3회) 변호사를 투입했다.

    바른은 조선업종에서 시수가 단가의 요소를 이루기 때문에 하도급법에서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의 기준인 단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은 시수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성향상률을 대우조선해양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했기 때문에 하도급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하도급법에서는 ‘원사업자는 하도급사업자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설령 시수가 단가에 해당한다 해도 시수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성향상률을 대우조선해양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것만으로 대우조선해양의 행위가 하도급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하도급법에서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으로 간주하는 것은 단가거래 평가요소의 경우 오로지 단가에만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대우조선해양이 ‘경영목표’의 측면에서 생상선향상률 변경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바른의 주장에 대해 “당초 목표한 생상선향상률의 달성이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 사후적으로 표준시수를 보정해 반영했다"고 밝혔다.

    한정현(왼쪽), 전승재 변호사/바른 홈페이지
    공정위는 3심에서 중소로펌인 법무법인 정진의 송해연(49·사법연수원 24기) 파트너변호사를 투입했지만 판결을 뒤집지 못했다. 결국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이 공정위에 지급한 과징금 267억원에 4년간의 이자까지 합쳐 대우조선해양에 되돌려 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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