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임 실장 중동행 이유 정직하게 밝힌건가

      입력 : 2017.12.18 03:19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현지에 파병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고 양국 지도자를 예방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발표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불과 한 달 전 현지 부대를 찾아가 파병 장병을 위문했다. 굳이 비서실장이 또 갈 이유가 없다. 특별한 현안도 없는데 양국 지도자 예방도 뜬금없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비서실장이 특사로 나간 적이 있지만 당시는 외국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이번엔 아무리 봐도 그런 이유가 없으니 궁금증이 커지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UAE 국교 단절 수습용 방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공격할 거리를 찾다가 UAE 원전 수주에 대해 어떤 행동을 했고 이에 UAE 왕세제가 '국교 단절'까지 거론하면서 격렬히 비난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달려갔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원전 수주와 (UAE) 왕실 사이에 어떤 비리가 있다고 (한국 정부가) 흘려서 상대 정부가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는 것은 외교가에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만 한다. 그러니 의문이 가라앉지 않는다.

      임 실장이 지난 10일 UAE 왕세제를 면담하는 자리에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이 배석했다고 한다. 이 사람은 UAE 왕세제 측근으로 한국이 수주한 UAE 원전 사업 총책임자다. 청와대 발표 내용엔 의장이 면담에 참석한 사실이 없다.

      실장이 중동을 방문한 시점은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13~16일) 직전이다. 중대한 외교 일정을 앞두고 청와대를 총괄하는 비서실장이 자리를 비운다는 것도 상식적인 일은 아니다. 임 실장이 9일 출국한 다음 날 청와대가 이 사실을 발표한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청와대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려 하지만 말고 사실관계를 자세하게 설명하기 바란다.


      [인물정보]
      임종석 실장의 갑작스러운 UAE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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