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방송' 배워 제2 인생 'ON AIR'

    입력 : 2017.12.15 03:02

    BJ 활동 5060세대 늘어… 스마트폰 찍고 페북 생중계
    시·구청 앞다퉈 강좌 개설

    "저는 지금 축제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우리 5060세대가 어렸을 때 입었던 교련복이 눈에 띄네요. 여러분도 기억나시죠?"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에서 1인 방송 BJ양해순(57)씨가 5060세대를 위한 축제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에서 1인 방송 BJ양해순(57)씨가 5060세대를 위한 축제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1인 방송 BJ(Broadcasting Jockey·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는 양해순(57)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50플러스재단 축제 행사를 찾았다. 양씨는 5060세대가 옛 교복을 입고 추억의 놀이를 즐기는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양씨의 영상은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방송됐다. 20년 넘게 다니던 IT 기업에서 퇴직한 양씨는 한 달간 1인 방송 교육과정을 듣고 BJ로 제2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 추석 연휴 때는 일주일간 서울과 춘천·강릉·부산을 여행하면서 매일 생중계를 연습했다. 양씨는 "언젠가 카메라를 잡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모바일 기기로 뒤늦게나마 꿈을 이루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강서인력개발센터에서 드론을 이용한 영상 촬영도 배우는 중이다.

    디지털 기술을 배워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5060세대가 늘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시니어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강좌도 크게 늘었다. 서울시 산하 재단인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는 IT·미디어 분야에만 14개 강좌가 열린다. 동영상 편집, 1인 방송 기획하기, 소셜미디어 생중계 등을 가르친다. 각 자치구의 주민센터나 경력개발센터에서도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활용법 강좌를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5060 BJ들은 시청자 수에 집착하기보다 의미 있는 방송을 만드는 데에 공을 들인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경쟁하는 기존 BJ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5년 전부터 전문 BJ로 활동하는 심현용(65)씨는 지난달 15일 포항 지진이 발생하자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생중계했다. 이재민이 대피한 흥해실내체육관에 가서 사흘간 자원봉사자의 구호 활동과 피해 수습 과정을 전했다. 심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실내체육관에서 일주일간 생방송도 했다. 당시 180만명이 들어와 심씨의 방송을 봤다. 심씨는 "혼자 취미로 하다가 1인 방송 시장이 커지면서 직업이 됐다"며 "요즘은 다른 시니어 BJ들을 육성하기 위해 강의도 한다"고 했다.

    수십 년간 일해온 자신의 전문 분야를 디지털 기술을 익혀 널리 공유하기도 한다. 고전무용을 전공한 홍보영(68)씨는 요즘 유튜브 영상 제작 과정을 듣고 있다. 그 전까지는 스마트폰 사용법조차 몰랐지만 2개월 만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인터넷에 올리게 됐다. 그는 "수업 내용을 밤새 복습해 가며 영상을 손본다"며 "시험 삼아 올린 공연 영상을 90명이나 봤다"며 신기해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수록 적극적인 시니어들이 제2 인생을 개척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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