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경인고속도로, 50년만에 '일반도로화' 시민공간으로

    입력 : 2017.12.12 03:02

    10개 진출입로 '구조개선공사' 시작으로
    도로 개량·녹지 확장 등 2024년까지 3단계로 추진
    "짧아진 고속도로 통행료에 불만 더 커질 듯"

    경인고속도로의 인천 용현동 출발점에서 서인천 인터체인지까지 10.45㎞ 구간이 지난 1일부터 일반도로가 됐다. 10여년 전부터 추진돼 온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의 결실이다. 이제 더 이상 고속도로가 아닌 이 구간은 제한속도도 최고 시속 100㎞였던 것이 60~80㎞로 줄었다. 인천시는 일반도로가 된 이 구간의 방음벽과 옹벽을 모두 없애고, 주변 평지와 같은 높이의 도로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도로 가운데에는 문화시설과 녹지를 넣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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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가 된 경인고속도로 인천 용현동 기점~서인천 인터체인지 구간. 앞으로 양 옆의 방음벽을 없애고, 주변 도로와 높이를 맞추는 일반화 사업이 벌어진다./인천시 제공
    ◇'일반화 사업'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나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로, 1968년 개통한 경인고속도로는 서울과 인천을 빠른 시간에 연결함으로써 산업화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로가 인천의 중심부를 지나면서 양쪽을 갈라놓아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인천의 시세(市勢)가 커질수록, 경인고속도로의 정체 현상이 일상화될수록 이런 부정적 평가가 더욱 커졌다.

    '일반화 사업'은 이런 부정적 평가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둘로 갈라진 지역을 하나로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사업은 이제부터 2024년까지 3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전체 예산은 4000여억 원. 그 첫 단계는 현재의 도로 구간에 내년 상반기까지 10개의 진출입로를 새로 내는 '구조개선공사'이다.

    고속도로가 아닌 만큼 먼저 곳곳에 진출입로를 만들어 어디서든 들어오고 나감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그 시작을 알리는 첫 착공식이 동구 구민운동장에서 열렸다. 새로 진출입로가 생기는 곳은 인하대 주변(상하행 한 곳씩), 6공단 고가교 주변(〃), 가좌동~방축고가교 주변(〃), 석남2교 주변(상하행 두 곳씩)이다. 이어 2단계인 '도로개량사업'이 2021년말까지 진행된다.

    이 사업은 높은 옹벽이나 다리 위에 올라서 있는 고속도로를 주변 평지의 도로와 같은 높이로 맞추는 작업이다. 고속도로는 주변 일반도로의 영향을 받지 않고 뻗어나갈 수 있도록 대부분 높은 옹벽을 쌓거나 다리를 놓고 그 위에 도로를 만든다. 그리고 그 중간 중간에 여러 형태의 통로를 만들어 아래쪽으로 차량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한다. 경인고속도로도 같은 구조다. 이 옹벽이나 다리를 헐어 높이를 주변 평지 도로들과 맞추고, 필요한 곳에는 교차로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천구간에는 모두 16곳의 교차로가 새로 생긴다.

    3단계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추진된다. 평지와 맞춰 새로 만드는 도로의 가운데 부분에 공원이나 녹지, 문화·체육시설, 공영주차장 등을 넣는 사업이다. 고속도로가 그동안 소음과 매연 등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면 이제는 그 반대로 그 자리에 이런 주민 편의시설을 넣어 이로움을 주겠다는 뜻이다. 이에 맞춰 현재 10차선인 인천 용현동 기점~도화인터체인지 구간은 4차선으로, 도화인터체인지~서인천 인터체인지 구간은 6차선으로 줄어든다. 양쪽 가장자리에 각각 2~3차선씩 일방통행 도로를 만들고, 그 중간에 이들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16만7000㎡의 공원·녹지, 1600여 면의 지하 공영주차장, 4곳의 문화·체육시설이 생긴다.

    현재 인천구간에는 13개의 구름다리가 있다. 시는 이중 일부는 철거하지 않고 잘 고쳐서 주변을 구경하며 쉴 수도 있는 전망대나 보도육교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석남역 구간, 인천가좌역 구간 등 9곳에는 지하수를 활용해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실개천도 만든다.

    한편 이번 사업에 대해 시가 4000여억 원의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제대로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도 나온다. 또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너무 서두른다는 여론도 있다. 인천녹색연합 등 7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성명서를 내 "이번 사업은 고속도로가 일반화되는 첫 사례이자, 주변지역 도시재생사업과도 연계된 중요한 사업인 만큼 모든 시민들이 인천 미래의 설계자로 참여하고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이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따라 시민들의 삶의 질과 인천의 가치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기에 다소 더디더라도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1년 예산이 9조원에 달하는 인천시가 8년간 4000억원을 마련하는 것은 정책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문제"라며 "지역을 둘로 갈라놓은 경인고속도로의 문제점이 워낙 큰 만큼 시민들의 뜻을 충실히 들으면서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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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도로화에 따라 인천구간 양쪽에는 왕복 4~6차선의 도로가 새로 생기고, 그 중간에는 녹지와 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시민의 소통공간 활용을 위한 차로수 최소화 개념도 사진./인천시 제공
    부평요금소에서 통행료 계속 받아…시민 불만 커질 듯

    이번 '일반화 사업'에 따라 경인고속도로는 서인천 인터체인지~신월 인터체인지 사이 13.4㎞만 남게 됐다. 하지만 이 구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전처럼 900원의 통행료를 계속 내야한다.

    도로공사는 전국의 고속도로를 '통합채산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고속도로마다 각각 수입과 지출을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수입과 지출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방식이다. 흑자를 보는 고속도로의 수입이 적자를 보는 고속도로의 손실을 메우는데 사용될 수도 있는 방식이다. 개통한 지 50년이 된 경인고속도로는 지금까지 거둔 통행료가 건설·유지비의 2배를 넘는 흑자 노선이다. 이 때문에 이 도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천시민들은 더 이상 통행료를 받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인천의 시민단체들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중단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통합채산제를 근거로 도로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일반도로화를 계기로 인천시의회는 곧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일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짧아진 경인고속도로 노선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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