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뒤끝' 작정한 중국… 복잡해지는 文대통령의 응수

    입력 : 2017.12.11 03:03

    [文대통령, 韓中관계·북핵에 초점 맞추려던 계획에 차질]

    중국 측, 정상회담 준비 과정서 文대통령 일정 확답 안 주거나 오후 늦은 시간으로 바꾸기도
    외교가 "한국 길들이려는 의도"

    文, 원유공급 중단 요청할지 주목
    靑 "대북 강력한 제재 요구할 것"
    어떤 내용인지 밝히지는 않아

    오는 13일 중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국의 사드 압력이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베트남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가진 정상회담 직후 "12월 방중(訪中) 때는 사드 문제가 의제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했지만, 중국은 일정 조정에서부터 경직된 태도를 보이는 등 '사드 뒤끝'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사드 뒤끝' 계속

    문 대통령은 일요일인 10일 청와대에 머물며 방중 준비를 했다. 문 대통령은 원래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만나 사드 문제를 '봉인'하기로 했던 10월 31일 '사드 합의' 이후의 한·중 관계와 북핵 문제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강력한 대북 제재 동참, 그리고 '사드 보복'의 단계적 철회도 방중 성과로 남겨야 한다는 구상이었다.

    한달前 만났을 때도… 시진핑, 사드 얘기 꺼내더니
    한달前 만났을 때도… 시진핑, 사드 얘기 꺼내더니 - 오는 13일 중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국의 사드 압력이 난제로 떠올랐다. 청와대는“사드 문제를 봉인했다”고 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베트남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에 대한‘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었다. 사진은 당시 정상회담이 끝나고 돌아서는 문 대통령과 시 주석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희망과 달리 중국은 사드 합의 이후에도 한국의 MD(미사일 방어 체계) 불참, 사드 추가 배치 금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등 이른바 '3불(不)'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사드 없는 회담보다는 사드가 최대한 적게 언급되는 수준으로 정상회담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 주석이 지난달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드를) 거론했던 것보다 강도나 양이 줄어들거나 아예 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당시 문 대통령 앞에서 '역사 앞의 책임'까지 거론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중국이 계속 사드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사드 합의가 한국에 유리하게 됐다는 내부 강경파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이 목소리를 내는 측면이 있다"고 해왔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사드를 거론한다면 이 같은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 중국 측 태도의 '이상 신호'는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도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국빈 방문의 성격에 걸맞지 않게 최근까지 문 대통령의 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거나 일정을 변경하고, 오후 늦은 시간에 의전 일정을 잡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고 외교 당국자들은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편에선 '새로운 한·중 관계'로, 한편에선 '사드 뒤끝'으로 한국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대북 원유 중단 요청할까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또 하나의 관심은 문 대통령이 대북 원유 공급 중단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압박과 제재만으로는 안 된다"며 거절했다. 이후 국내 진보·좌파 진영에서는 "외교·안보팀에서 문 대통령에게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며 외교·안보팀 교체론까지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 방문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더욱 강력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 수준을 넘는 제재와 압박에는 반대한다며 여전히 '제재'보다는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에게 강한 제재를 요청하는 내용이 한·중 정상회담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이 원유 공급 중단 요청인지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추가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동시에 하자는 중국의 '쌍중단'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일단 부인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이 사드 문제를 다시 제기하느냐, 한국 측은 이번에는 사드 보복에 대해 제대로 재발 방치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느냐, 문 대통령이 중국에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얘기를 꺼내고 쌍중단 요구에 어떤 대응을 내놓느냐가 핵심 관심사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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