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시티] 30년 케이블카 소원 풀었다, 행복한 '목포의 눈물'

    입력 : 2017.12.11 03:03

    [체류형 관광도시 꿈꾸는 목포]

    1987년부터 3차례 설치 좌절… 올 민자유치 성공 내년 8월 준공
    관광 케이블카 중 가장 긴 3.23㎞… 목포대교·유달산 등 입체 감상
    고하도엔 3만㎡ 목화단지 조성 "연간 1000억원 경제 효과 기대"

    지난 4일 전남 목포의 명산 유달산 북서쪽 끝자락 죽교동 주택가에는 '환영, 목포를 대표하는 케이블카' '하늘길을 여는 케이블카' 등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지난 9월 15일 착공한 해상 케이블카 시설 조성 사업에 주민들이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리라유치원 옆에선 케이블카 승강장과 주차장 조성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근에서 홍삼액을 판매하는 오승택(44·용당동)씨는 "유달산 주변 땅값이 많이 올랐다"며 "오랜만에 생기가 돈다. 낙후해서 흘리는 '목포의 눈물'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숙원이던 해상 케이블카 내년 8월 완성

    목포항은 1897년 10월 1일 국내 네 번째로 개항했다. 일제강점기 전국 3대 항, 6대 도시로 성장했으나 1960년대부터 개발에서 소외돼 침체기가 시작됐다. 구 호남은행 목포지점, 구 일본 영사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등 근대 문화 건물이 즐비하나 지역을 떠받치는 주도 산업 기반은 미미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목포시의 숙원인 관광용 해상 케이블카 탑승장이 들어설 유달산 일대가 소담스러운 눈에 덮여 있다. 내년 8월 완성 예정인 목포 해상 케이블카는 국내 관광 케이블카 중 노선이 가장 길다. /목포시
    관광용 해상 케이블카 도입은 목포시의 숙원이었다. 1987년 대반동 신안비치호텔 개장 때 호텔과 유달산을 잇는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으나 환경단체 반대와 관광 기반 미비로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당시 교통 인프라가 매우 빈약했다. 서울에서 목포는 버스로 대여섯 시간이 걸렸다. 호남선 종점 목포는 항구 도시로 명맥을 유지하는 고장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배출한 '호남 정치 일번지'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1998년, 2008년에도 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했으나 선뜻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주민들 사이에선 "100년 전 개항 때와 달라진 게 도대체 뭐냐. 목포만 제자리걸음"이라는 푸념이 흘러나왔다. 2012년 세계박람회를 치른 전남 동부의 여수는 '1000만 해양 관광 도시'로 내달리며 남해안 핵심 관광 도시로 자리를 잡았다, 순천은 '생태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전북 전주도 한옥마을로 국내 대표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목포는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관광과 경제 이 두 축이 지지부진했다.

    목포시는 '체류형 관광 도시'를 겨냥해 2015년 네 번째 해상 케이블카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광양고속도로, 무안~광주고속도로, KTX(고속철), 무안국제공항 등의 교통 인프라가 확충돼 자신감이 생겼다. 마침내 올해 사업비 498억원 전액을 투자하는 민간 자본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9월 30년 만에 해상 케이블카 조성 공사 첫 삽을 떴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관광 수요가 내륙에서 해양, 휴식에서 체험으로 변하는 경향에 맞춰 목포도 체류형 관광 도시로 체질을 바꾸겠다"며 "5고(보고·놀고·먹고·사고·자고)를 만족하는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국내 관광 케이블카 중 최장 노선

    목포 해상 케이블카 사업 개요
    내년 8월 완성하는 해상 케이블카는 국내 관광 케이블카 중 노선이 가장 길다. 총길이는 3.23㎞(해상 0.82㎞·육상 2.41㎞)로 여수(1.5㎞), 통영(1.97㎞), 부산 송도(1.68㎞) 등 전국 주요 케이블카보다 훨씬 길다. 산과 바다, 도시를 거치는 국내 두 번째 케이블카다. 탑승장은 세 곳. 리라유치원 부근 유달 승강장, 유달산 일등바위 아래 마당바위(해발 190m) 상부 승강장, 고하도 승강장이다. 마당바위에선 케이블카가 초저속 주행해 승하차가 자유롭다. 김광호 시 관광사업담당은 "목포대교와 다도해, 유달산, 도심을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다"며 "높이 150m, 80m 주탑으로 연결된 바다 구간 이동이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만 시 공보담당은 "연간 예상 탑승객은 100만명, 1년 100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시는 케이블카 탑승장이 들어서는 고하도 해변에 3㎞ 길이의 산책용 해안 덱(deck)을 놓는다. 목화의 대표 품종인 육지면이 1904년 국내 최초로 이 섬에서 재배된 점을 고려해 올해 3만㎡ 규모의 관광용 목화단지도 조성했다. 고하도는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 10월 이순신 장군이 진을 세운 유서 깊은 섬이다. 목포시는 해상 케이블카와 연계해 2340억원을 들여 고하도 관광화를 포함해 13가지 사업을 한다. 고하도 힐링랜드·디자인 전망대 조성, 근대 역사 이야기 공원 조성, 유달산권 도시 재생 실시, 고하도~삼학도 9.9㎞ 해변 경관 조명 설치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