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의 비트코인 狂風, 아무래도 심상찮다

      입력 : 2017.12.11 03:18

      암호 화폐라고 하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어제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에서는 이틀 만에 2500만원에서 14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올 초 100만원 선이었고 처음 등장했던 2009년에는 0.9원에 불과했다. 누구도 보증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데 가격이 폭등해 수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거품 붕괴를 경고하지만, 투기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이 바람은 유독 한국에서 더 거세다. 블룸버그는 "한국만큼 비트코인에 빠진 나라는 없다. 일종의 그라운드 제로(폭탄 투하 지점)가 됐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0% 정도가 원화로 결제되고, 국제 시세보다 20% 정도 높게 거래된다. 정상이 아니다. 지난 9월 중국이 인터넷 도박이나 각종 범죄 자금의 돈세탁, 다단계 사기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자 중국 자금이 대거 국내로 유입됐다고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청년, 학생들이 가상 통화에 뛰어든다거나 마약 거래 같은 범죄나 다단계 같은 사기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면서 "이대로 놔두면 심각한 왜곡 현상이나 병리 현상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거품이 터지면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을 무조건 백안시할 일은 아니다. 오늘부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비트코인 선물(先物) 거래를 시작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승인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등장한지 8년 만에 제도권 금융 시장에 진입했다. 인터넷 혁명 시대의 '화폐'와 '가치'에 대한 새로운 현상을 외면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 다만 이것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도박적 풍조와 범죄 이용에 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비트코인 시장의 거품과 투기 열기를 빼고 비트코인 거래를 정상화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미성년자 거래를 금지하고, 본인 확인 등을 강화해야 한다. 대기업까지 기웃거리면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사설(私設) 거래소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법무부는 "가상 화폐 거래의 심각성과 대책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런 속도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벌어질 문제에 도저히 대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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