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정상회담으로 한·미 동맹 균열 안 돼

      입력 : 2017.12.11 03:20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13~16일)을 앞두고 중국 측의 사드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그제 베이징에서 열린 심포지엄 연설에서 "양국 관계는 사드 문제로 한동안 냉각됐으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에 우호적 협력 정책을 펴고 대외적으로는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 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내용을 표명함으로써 중국과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3불(不)' 내용을 하나씩 거론하며 그것을 지키라고 압박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도 문 대통령 방중 관련 기사를 통해 중국 관변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의 인식을 드러냈다. 이 기사는 '3불'에 대해 '승낙(承諾·약속)'이라는 표현을 썼다. 관변 학자들은 "양국 관계 미래는 한국이 약속을 잘 지키고 이행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 "양국 관계가 침체기에 빠졌던 것을 한국은 반드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까지 했다.

      지난 10월 31일 한·중 합의문 발표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국회 답변으로 불거졌던 '3불'은 우리 주권 사항을 타국 정부에 넘겨줬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외교부가 '약속'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우리 정부 항의를 받고 '표태(表態·입장 표명)'로 바꾸기는 했으나 이번에 관영 매체를 통해 '약속 이행'이 다시 등장했다. 심지어 '교훈으로 삼으라'는 말까지 나왔다. 중국은 '3불'을 국가 간 합의와 약속으로 여기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우리 주권에 간섭할 길이 열렸다면 '관계 개선'이란 말은 수사(修辭)에 불과한 것이다.

      사드는 북의 핵미사일을 막을 방어 목적으로 한·미 양국 합의로 배치한 것이다. 북핵에 대한 최후 방어선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수없이 설명했다. 그런데도 중국은 폭력적 경제 보복을 가했다. 이제는 그걸 조금 풀어주면서 한국 주권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북핵 문제와 관련, "중국은 대북(對北) 군사 옵션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 이상 원유 공급 중단 등을 통한 대북 압박에 나설 생각이 없으며 미국의 군사 조치는 중국이 막겠다는 얘기다. 북의 핵미사일 개발은 한국을 겨냥한 심각한 '군사 옵션'이다. 북의 군사 옵션은 되고 한·미의 군사 옵션은 안 된다는 것이 중국이다. 중국이 이렇게 나오면 북핵 미사일은 막을 수 없다. 중국은 핵을 가진 북한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계산을 바꿀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미국에선 남은 시간이 3개월밖에 없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정상회담은 미·중의 방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위험한 시기에 열린다. 시 주석은 이 회담을 한·미 동맹 이간의 기회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여러 여건상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모든 것은 문 대통령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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