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사태 반발… 팔레스타인 수반, 美부통령 회담 취소할 듯

    입력 : 2017.12.09 03:01

    중동 反美시위 격화, 사망자 발생
    알카에다 등 미국에 경고 보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각)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 이후 이슬람권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달 말 팔레스타인에서 열릴 예정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간의 회담이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과 대화를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탓이다. 친이스라엘 성향인 펜스 부통령은 팔레스타인에 이어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연달아 방문할 계획이다. 그가 이번 순방길에 이스라엘을 편드는 발언을 하면 이슬람권의 반발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의 최대 도시인 라말라에서 벌어진 반미(反美) 시위에서 얼굴을 가린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을 향해 슬링(투석 끈)을 이용해 돌을 던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의 최대 도시인 라말라에서 벌어진 반미(反美) 시위에서 얼굴을 가린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을 향해 슬링(투석 끈)을 이용해 돌을 던지고 있다. 슬링은 천이나 끈으로 돌을 감아 돌리는 도구다. 이날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 중동의 반미(反美) 시위는 유혈 사태로 번지고 있다. 8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등지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고무탄 등을 발사해 100여 명이 부상했다. 이날 가자지구 국경선 근처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 1명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시위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이슬람 국가로도 번지고 있다.

    이슬람 무장 단체들은 미국을 겨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미국을 비난하면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기 위해 이슬람 무장 조직들이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알카에다는 9·11 테러를 저지른 테러 단체다. 미국 정부는 해외 공관에 대한 방어 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로브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해병대를 출동시켜 해외 공관을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예루살렘으로 미국 대사관을 이전하는 방안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트럼프가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틸러슨은 '제2의 벵가지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벵가지 사태는 2012년 무장 시위대가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비롯한 4명이 숨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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