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외길… 연수원 시절 2년간 장애동료 업고 출퇴근

    입력 : 2017.12.08 03:02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 선정]

    靑, 황찬현 후임 바로 뽑으려다 마땅한 인물 못찾아 원점 재검토
    병역·세금 등 7대 기준 '클린'… 정치색 없어 국회통과 무난할 듯
    강금실 "조용히 善 실천하는 분"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최재형 사법연수원장이 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최재형 사법연수원장이 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사법부와 사정 기관 '코드 인사' 논란을 의식해 신임 감사원장 후보자 결정에 상당 기간 고심했다. 그 결과 법원에서 정통 판사 코스를 밟아온 최재형 사법연수원장을 선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능력, 지역, 정치 성향, 청문회 통과 가능성 등에서 모두 문제가 없을 사람을 고르려 했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지명 뒤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부족한 사람이 지명돼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공직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모두 헌신하겠다"고 했다. 그는 "감사 업무가 어떤 직무상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긴 하지만, 지적한다는 것은 그 직무를 법과 원칙에 따라 잘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감사에 임하는 내용은 업무상 잘못된 점의 지적에 있지만, 목표는 결국 공직사회가 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에 있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는 12월 1일로 임기가 끝났던 황찬현 감사원장의 후임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달 8일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떠나기 전에 감사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계획이었다. 20일 정도 걸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기간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고사하는 경우도 있었고 가족들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청와대는 지난달 22일 병역 비리, 세금 탈루 등 관련자의 고위 공직 임용을 원천 차단하는 '7대 비리' 인사 기준을 새롭게 발표하며 "후임 감사원장 후보자부터 새로운 인사 기준을 적용해 뽑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이후 사실상 원점 재검토 수준에서 인사 검증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롭게 공개한 인사 원칙 기준에 최대한 맞추고자 노력했고 그 때문에 인선도 늦어졌다"고 했다.

    감사원장은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청와대는 인사청문회 통과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에서도 수용할 수 있을 만한 후보자를 찾기 위해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국회의 임명 동의 통과를 최우선으로 놓고 봉사활동 등 자기 관리가 철저한 후보자를 지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법원장 재직 시 후배 판사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좀처럼 앞에 나서지 않는 스타일이었다고 법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판사 출신인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3기로 제가 한 반이었다"며 "말이 없으시고, 조용히, 드러내지 않고. 선(善)의 가치와 공공 이익을 위한 윤리의 실천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한결같이 해내며 곧은 길을 걸어가는 분"이라고 했다. 사법연수원에 다니던 20대 때 몸이 불편한 동료를 2년 동안 업어서 출퇴근시킨 일은 아직도 법원 안팎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다.

    그는 2012년 자신의 친구를 법정관리 기업의 변호인으로 선임하게 해 '향판 논란'을 일으킨 선재성 전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법관이 정식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은 일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최 후보자는 부인 이소연 여사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는데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은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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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감사원장에 최재형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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