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400km 떨어진 중부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의 한 자동차 공장을 찾아 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연방의 대통령직 선거에 입후보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며 누구도 이를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000년 임기 4년 대통령에 선출된 푸틴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차르(제정 러시아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4년 연임에 성공해 8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한 후 3연임(連任)을 금지하는 규정에 따라 퇴임했다. 그러나 자신의 오른팔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총리를 대통령으로 세운 후 '실세 총리'로 국정 운영을 주도했다.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러시아 대선은 내년 3월 18일로 예정돼 있으며, 선거운동은 이달부터 시작된다.
내년 대선에서 푸틴이 대통령 연임에 성공하면 오는 2024년까지 총 24년간 장기집권을 하게 된다. 대통령으로서 20년, 실세 총리로 4년이다. 러시아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30년간 통치했던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1922~52년 재임)의 뒤를 잇는 기록이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제1야당인 공산당 지도자 겐나디 주가노프, 여성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푸틴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강력한 야권 대표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2014년 횡령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출마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