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야] 일제식 작명 답습한 강릉행 철도 '경강선'

  • 유대선 국립전파연구원장

    입력 : 2017.12.08 03:10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가는 KTX가 이달 중 '경강선(京江線)'이라는 이름으로 개통된다. '경강선'이라길래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열차인가 의아했는데 서울의 일제강점기 이름인 '경성'과 '강릉'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명칭임을 알게 됐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 넘고, 일제 잔재를 없애자고 그렇게들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이제 와서 '경성'이 무언가. '경부선' '경인선' '경춘선' 등에 이어 2017년 개통하는 새 철도 명칭이 '경강선'이라니…. 이렇게 아무런 고민이나 생각 없이 이름을 함부로 지어도 되는가. 나아가 '경성'이라는 명칭을 국가 시설과 교통 노선에 이렇게 계속 써도 되는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름은 한번 지으면 적어도 그 대상이 없어지기까지는 생명력을 유지하고 정체성을 규정하면서 두고두고 영향을 끼친다.

    한편 호남선이나 전라선은 호남권이나 전라도 지역으로 가는 노선임을 쉽게 알수 있다. 근래 개통된 수도권 지하철 중 분당선이나 신분당선 등도 가는 방향을 금세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경강선'도 '강원선'이나 '강릉선'으로 부르면 훨씬 알기 쉬울 것 같다. 아니면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을 기념해 지은 '88 올림픽대로'처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이름을 공모하는 건 어떨까. 평창올림픽의 대내외 홍보에도 도움되고, 향후 우리도 2018 평창올림픽을 계속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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