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전쟁나면 한국이 북한의 첫 공격대상” 사설 삭제

    입력 : 2017.12.07 11:50

    중국 바이두에 올라온 방사능 오염 대비법 소개한 중국 지린성 관영 일간지 길림일보 6일자 5면. /뉴시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고 해도 북한의 첫 공격 대상은 한국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쓴 사설을 7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삭제 이유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환구시보의 해당 사설은 중국 지린(吉林)성 정부 기관지 지린일보(吉林日報)가 6일 '핵무기 상식 및 대응방법'이라는 기사에서 핵무기의 정의부터 특징, 위력, 피폭 시 대응 매뉴얼 등을 만화 형식의 삽화와 함께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보도는 다른 매체에 의해 곧바로 인용 보도됐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성급 기관지가 이런 기사를 싣는 이유가 뭐냐"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는 거냐"는 우려가 나왔다.

    핵 공격시 대비 요령을 보도한 특집 기사로 중국 민심이 술렁이자 중국 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지린성 인민방공(防空)판공실 쉬위청 부주임은 “길림일보에 제공한 내용은 일반적인 국방교육 내용으로 외부에서는 과도한 해석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다른 선진국이나 일본보다 중국은 이런 분야 교육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린성 당국이 이 보도 관련 답변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제는 '전쟁나면 한국이 북한의 첫 공격대상'이라고 보도한 환구시보의 사설이었다. 환구시보는 이날 오후 '지린일보의 핵무기 상식 소개는 무슨 일?'이라는 제목의 긴급 사설을 싣고 "만에 하나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가장 먼저 북한의 공격을 받는 것은 한국이고, 이어 일본 및 아·태 지역의 미군 기지일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 땅이 직접 전화(戰禍)를 입을 가능성은 그보다 후순위"라고 덧붙였다.

    사설은 또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핵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은 북서 계절풍이 부는 겨울철이기 때문에 중국 동북 지역에 유리하다"고 했다. 설령 북한이 핵 공격을 한다고 해도 오염물질이 중국 쪽으로 날아올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잇따른 북핵 실험으로 불안해하는 접경 지역 주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 해도 중국 관영 매체가 한반도 전쟁 시 핵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한·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설은 7일 오전 환구시보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환구시보가 상대국을 고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오만한 기사와 사설을 게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사드 배치하는 한국, 두 가지 질문에 답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사드배치를 지지하는 한국의 보수파는 김치를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는 등의 사설을 실었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한 뒤 제목을 바꿔 다시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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