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2.07 14:05 | 수정 : 2017.12.07 14:52

    [무비 짬]

    • 글/구성 : 뉴스콘텐츠팀 이수진

    빨강·초록·골드로 가득한 케빈의 집은 크리스마스 그 자체다… '나홀로 집에'


    영화 '나홀로 집에 1' (Home Alone, 1990)

    난생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 '나홀로 집에'

    내가 엄마 손에 이끌려 태어나 처음으로 극장이란 곳을 가서 본 영화는 '나홀로 집에'였다.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영화는 참 많지만, '나홀로 집에'는 개봉한 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됐다.

    '나홀로 집에'가 크리스마스라는 전지구적 이벤트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테다. 첫번째는 역시 케빈의 맹활약. 맥컬리 컬킨이 지금은 비록 마흔을 코앞에 둔 '역변의 아이콘'이 됐지만 '나홀로 집에' 1, 2를 잇달아 찍을 8세·9세 시절 모습은 백인 꼬마아이의 전형적인 귀여움을 전세계에 알린 친구였다.

    그리고 몸을 아끼지 않고 어린 케빈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은 두 악당의 노고도 잊으면 안 된다. 어른이 돼서 다시 보면 케빈이 좀 너무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뭐 어린 그 때는 손뼉 치며 악당의 고난을 즐겁게 관전했다.

    케빈과 두 악당

    짬 내서 다시 들여다보는 '케빈의 집'

    두 악당은 지금 백발의 노인이 되었고 케빈의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으며 아빠 역할을 했던 배우 존 허드는 최근 운명을 달리했다. 그런데 영화 '나홀로 집에'는 매년 날씨가 추워질 즈음만 되면 반짝반짝하고 알록달록한 원래 상태 그대로 세계 곳곳의 안방에 들어와 앉는다.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수십년 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로 나는 케빈의 집을 꼽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은 '케빈의 집'만을 집중적으로 얘기하고 싶어 '짬'을 내어 쓰는 글이다.

    '나홀로 집에 1' 속 케빈의 집
    케빈의 집은 미국 시카고 부촌에 위치한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그리고 그 위 다락방까지 포함한 저택이다. 실제 집에는 침실 4개에 욕실 4개가 있다고 하는데 30여년 전 초등학생의 눈에 이 집에는 방이 한 열 개는 있을 것 같았다. 영화에는, 크리스마스 전구로 휘황찬란하게 장식된 케빈의 집이 풀숏에 담겨 종종 등장하는데 이때 보이는 창문만 수십개였으니까.

    미국 부잣집의 빈틈 없는 인테리어

    꽃무늬 벽지는 촌스럽다고 누가 그랬나. 케빈의 집은 다양한 무늬의 벽지가 현관 벽에, 계단 쪽 벽에 그리고 안방 등 여러 군데에 발라져 있다. 특히 안방의 꽃무늬 벽지는 빨간 침구 색깔과 어울려서 지금 봐도 예쁘지만, 또 무척 포근하게도 느껴진다. 안방에서 또한 특이한 것은 침대 높이가 꽤 높았다는 것과 침대 기둥이 천장까지 올라가 있었다는 것. 침대 옆에는 벽난로까지 있는데 그 위에는 당연하게도 가족 사진들이 금빛 액자에 끼워져 멋스럽게 놓여 있다.

    케빈의 집 안방과 현관

    복도마다 앤틱한 사이드 테이블도 지금 보니 눈에 띈다. 계단 중간의 코너에도 여지 없이 사이드 테이블이 놓여 있고 테이블마다 위에는 꽃이 가득 든 화분이 있거나 다양한 그림의 액자가 걸려 있거나 그도 아니면 가족 사진들 같은 것들이 올려져 있고 지구본이나 크리스마스 인형 그리고 캔들 같은 값 비싸 보이는 장식물도 함께 여지 없이 놓여 있다.

    복도와 응접실

    빨강, 초록, 골드로 꽉꽉 채워라

    벽지 얘기를 좀 더 해야 할 것 같다. 복도 벽은 녹색, 다이닝 룸 벽은 빨간색, 거실 벽은 다시 녹색, 키친 벽은 또 잔잔한 꽃무늬 벽지를 썼다. 그리고 복도 바닥은 빨간색 카펫이며, 대부분의 창문에는 빨간색 커튼이 달려 있다. 복도에는 빨간색 식물과 초록색 식물이 골고루 놓여서 빨간색 카펫과 녹색 벽지 색깔과 보색대비를 이루고 있으며 장식품들은 대체로 금색이다.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빨간색, 녹색, 금색으로 온 집안을 작정하고 꾸민 것이다. 금색 전등스위치, 녹색 카우치, 빨간색 안락의자, 금색 화분, 빨간색 컵, 주방의 녹색 타일… 아주 작은 소품에까지 이 세 개의 색을 골고루 사용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2층 복도와 다이닝룸(상), 주방의 싱크대와 식탁(하)

    다락방을 보니 심장이 두근두군

    케빈 집의 아기자기한 그 많은 공간 중에서 내게 유난히 인상적이었던 공간은 다락방이었다. 다락방은 말썽꾸러기 케빈이 벌을 받을 때 들어가는 곳인데, 어린 시절의 나는 저 다락방으로 들어가는 게 왜 벌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다락방은 당시 우리집의 안방보다 훨씬 넓었던 데다가 널찍한 침대가 있고 앙증맞은 무늬의 침구로 꾸며져 있었다. 사선으로 된 지붕이지만 천장이 높아서 어른도 충분히 서 있을 수 있고, 벽난로가 여기에도 있다. 게다가 지금 자세히 보니 침대 옆에 탁자에는 세상에, 시리얼 디스펜서까지 있다. 아이들이 꿈 꾸는 다락방의 로망이 눈앞에 바로 잡힐 듯 있으니, 영화를 보던 어린 친구들은 얼마나 가슴이 설렜을까.

    케빈의 다락방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들의 로망 '끝판왕'이 등장하니, 그것은 바로 운동장처럼 넓은 뒷마당의 나무 위 오두막집. 나무 위 오두막집이라니. 이쯤 되면 케빈의 집은 더 이상 그냥 집이 아니다. 단 하루라도 여기 저기 구경하며 놀며 체험하고 싶은 키즈 테마파크쯤은 된다.
    케빈의 트리하우스

    케빈의 집은 크리스마스 그 자체였어요.

    녹색 가운을 입은 케빈이 우유와 쿠키를 들고 와 탁자에 올리니 응접실의 크리스마스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어른 키만한 크리스마스 트리에다, 그 밑에 즐비하게 놓여진 선물들. 벽난로에 걸린 7개의 양말들과 그 위에 걸린 대형 '리스'. 빨간 색 쿠션과 녹색 소파. 이보다 완벽한 크리스마스 이브의 응접실이 또 있을까. 케빈의 집은 크리스마스 그 자체다.

    [뮤직 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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