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수도는 예루살렘' 트럼프 정책에 교황부터 EU,英까지 반대

    입력 : 2017.12.06 23:20

    예루살렘의 동반부와 서반부를 잇는 통과 지점으로 동예루살렘에 속하는 구시가의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발표를 앞두고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할 예정인 가운데, 교황을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우방들도 트럼프 말리기에 나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각) 바티칸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최근 예루살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현상 유지를 촉구했다. 교황은 “(예루살렘은) 기독교인, 유대교인 및 무슬림 모두에게 독특하고 신성한 장소로서 평화를 위한 특별한 능력을 지닌 곳”이라며 “이미 다수의 잔혹한 갈등으로 얼룩진 이 세상에 긴장이 더해지지 않도록 지혜와 분별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결의안에 따라 모든 당사국이 예루살렘의 현 상태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후 1시(한국시각 7일 오전 3시)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1948년 건국과 함께 예루살렘 서반부를 차지하고 있던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 전쟁을 통해 팔레스타인으로 불리던 예루살렘 동반부 및 인접한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서반부에 병합시키며 예루살렘 전체를 수도라고 주장해왔으나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을 통해 예루살렘의 지위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도 그간 이 문제에 대해 직접 개입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꾸면서 중동 지역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황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영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대표는 5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의 지위를 둘러싼 문제는 양쪽 모두의 염원을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반드시 협상을 통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의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도 “우리는 예루살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바탕으로 양쪽 사이 직접적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계속 고려해 왔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도 “우리는 예루살렘이 당연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최종 합의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내 미국의 주요 동맹인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왕은 “해당 결정은 평화 프로세스 재개 노력을 저해할 것이며 무슬림과 기독교도 모두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살만 국왕은 “이런 위험한 조치는 전 세계에 있는 무슬림들의 격정에 불을 붙일 것”이라며 “영구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화 협상을 저해하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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